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절대강자 ‘낭만닥터 김사부’가 16일 막을 내리면서, ‘화랑’의 시청률 변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화랑’은 KBS가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인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신라 시대 서라벌을 누비던 꽃 같은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린 청춘사극.
‘화랑’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로 상한가를 치던 박서준을 비롯해, 고아라, 박형식, 서예지, 최민호, 도지한 등 청춘스타들과 김창완, 성동일, 이병준, 최원영, 유재명, 김광규, 김원해 등 탄탄한 연기력의 중견배우들이 합세한 캐스팅 라인업, 100%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 있게 구현한 미술과 CG 등 흥행요인을 두루 갖춘 작품이었다.
그러나 막상 12월 19일 뚜껑을 연 ‘화랑’의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다. 첫 방송에서는 고작 6.9%(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같은 날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의 시청률 22.9%에 크게 뒤지는 모습을 기록했다.
그나마 3회에서는 13.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 역시 ‘낭만닥터 김사부’가 ‘SAF 가요대전’ 방송 관계로 결방되면서 어부지리로 거둔 효과였다. 실제로 ‘낭만닥터 김사부’가 정상적으로 방송된 27일 4회 방송은 시청률이 다시 7.5%로 주저앉았다.
‘화랑’은 ‘낭만닥터 김사부’의 결방으로 기록한 13.1%의 시청률을 제외하면 최고 시청률이 6회의 8.0%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의 성적은 대진운으로 인한 불운으로도 볼 수 있다. 전작 ‘우리집에 사는 남자’가 4.0%의 바닥권 시청률로 막을 내리며 전작 버프를 전혀 받지 못했고, ‘화랑’이 방송된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야기의 막바지에 접어들며 2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말이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16일 27.6%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면서 ‘화랑’은 시청률 반등을 노리게 됐다. 당장 17일에는 ‘낭만닥터 김사부’의 스페셜 방송이 예정되어 있기에 ‘낭만닥터 김사부’가 종영된 이후 흩어질 시청자들의 관심이 ‘화랑’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동시간대에 방송중인 MBC ‘불야성’이 3% 대의 바닥권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역시 호재다.
게다가 다음주에 막을 내려서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을 기대하기 힘든 ‘불야성’과 달리 ‘화랑’은 총 20부작 중 이제 절반에 가까운 9회까지 방송됐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유입을 기대하기도 좋은 환경이다.
‘화랑’이 진정으로 의식해야 할 상대는 SBS와 MBC의 새로운 월화드라마가 될 것이다. SBS는 1월 23일부터 지성과 엄기운, 권유리, 오창석 등이 출연하는 ‘피고인’을 새롭게 시작하며, MBC는 1월 30일부터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 등이 출연하는 사극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을 시작한다.
‘피고인’은 아내와 딸을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하는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개성 강한 장르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은 주연급의 캐스팅 라인업이 조금 약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홍길동’과 ‘연산군’의 이야기를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펼쳐나간다는 점에서 흥미를 준다. 100% 사전제작으로 완성도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지나치게 10대 취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화랑’이 100% 사전제작 드라마에 어울리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