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경쟁심화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업황을 안 좋게 봤다. 특히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와 이로 인한 인력부족이 경영에 가장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중국한국상회는 18일 중국진출기업의 경기실사지수(BSI)를 발표했다. BSI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총 7개 업종 217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됐다. BSI는 지수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경기 부진을, 200에 근접할수록 경기가 좋다고 해석된다.
기업들은 지난해 4·4분기 현지 시황(88)과 매출(102)이 직전분기(시황 86·매출97)보다 나아졌다고 판단했다. 현지 판매는 107을 기록해 4개 분기 만에 100을 웃돌았다. 설비투자는 119로 3개 분기 연속 100을 넘었다. 다만 영업환경은 71로 상당히 안 좋게 봤다. 이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업들은 올해 1·4분기 전망은 낙관하지 못했다. 1분기 시황 전망은 88, 매출은 97로 전분기 전망(시황 101·매출 125)보다 상당히 하락했다. 특히 현지 판매 전망이 96으로 다시 100을 밑돌았고 영업환경 전망도 75를 기록했다. 대기업(85)과 중소기업(99) 할 것 없이 모두 경기를 낙관하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금속기계(113)와 화학(103)만 100을 웃돌았다. 자동차(72)와 전기전자(85)는 기준인 100을 크게 밑돌았고 유통업(97)은 처음으로 전망치가 100 밑으로 내려왔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경영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력난과 인건비’를 꼽았다. 기업 21.8%가 인력난·인건비를 경영애로사항으로 답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체 3곳 중 1곳(32.3%)이 인력난과 인건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빠르게 오르는 현지 임금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최저임금을 새로 공표한 10개 지역의 평균 인상률은 9.4%다. 중국의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3년 11.1%, 2014년 7.2%, 2015년 10.2%에 달한다.
여기에 현지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한 노사분규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노동자통신(CLB)는 2015년 중국 노동자 시위가 전년에 비해 2배 늘어난 2,700건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상반기 노동자 시위는 전년 대비 18.6% 증가한 1,454건이었다. 전체 노동자 시위 가운데 제조업 시위는 약 20% 수준이다.
이외에 기업들은 경쟁심화(21.3%)와 원자재 조달·가격상승(13.9%), 현지정부규제(7.4%)도 주요 경영 어려움으로 꼽혔다.
다만 기업들의 연간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올해 기업매출 전망은 117로 전년(111)보다 상승했고 금속기계(140)과 화학(147)은 낙관적이었다. 다만 전기전자(91)와 섬유의류(80)은 좋지 않았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