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30 세대가 생각하는 ‘젊은 리더십’의 요건은 기획력·용기·소통력으로 꼽혔다.
개인주의가 깊숙이 뿌리내린 2030 세대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선명한 메시지와 참신한 기획력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혔다. 취업 준비와 생계형 아르바이트 등 개인 문제로 정치·경제이슈에 무관심해진 청년층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는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지난 여름 이화여대 사태의 경우 과거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시위 방식이 화제가 됐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학생들은 서로의 이름이나 학번·전공을 묻지 않고 서로의 익명성을 보장했다. 외부 세력의 개입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시험기간에는 ‘공부시위’를 하며 농성장을 지켰다. 이대 졸업생 A 씨는 “졸업생의 재능 기부와 식대 지원 방식 등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리하면서 과거 시위 방식에 익숙했던 졸업생들의 신뢰와 공감대까지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나 고소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장이 많다. 실제로 이대에서 평생교육대학 반대 시위를 주동했던 최은혜 전 총학생회장은 교수와 교직원을 감금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동국대에서는 명예훼손 혐의로 학생들을 학교 측에서 고소하는 사건도 있었다. 신정욱 동국대 전 대학원학생회장은 “대학원생의 경우 학계 진로와 직접적 연계가 있다 보니 교수의 갑질과 부당한 노동 착취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다”며 “학계에서 매장당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한 채 서울대·고려대 등 대학원생들이 2년 전부터 공동의 목소리를 낸 결과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학원생 인권장전과 인권전담기구를 설치하라’는 권고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실시간’ 소통 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청년단체 ‘청년하다’의 유지훈 대표는 “요즘 학생들은 지도부의 구호가 조금만 과격해지거나 자신의 뜻과 다르면 바로 외면할 정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SNS를 통해 열심히 홍보하는 것 못지않게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청년들의 목소리에 사회적으로 힘이 실리려면 최소 수십 개의 대학이 긴밀히 소통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