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선언에 글로벌 은행들의 런던 탈출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HSBC와 JP모건이 영국 인력을 대거 유럽 내 다른 국가로 이전할 예정인 가운데 골드만삭스도 런던 임직원을 50%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영국 임직원을 현재의 절반인 3,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트레이더와 회계감사 직원을 포함한 인력 1,000명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기고 나머지 신상품 개발 인력은 뉴욕 본사와 프랑스·스페인으로 나눠 이동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6월23일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다음부터 런던 인력 조정 계획을 계속 마련해왔다며 곧 이와 관련된 공식 발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가 런던 인력 감축을 서두르는 것은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발표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17일 런던 랜체스터하우스에서 연설을 통해 “영국은 부분적 가입을 통해 유럽연합(EU)에 남아 있을 생각이 없다”며 영국이 EU 단일시장을 완전히 떠나고 유럽 관세동맹에서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이 금융중심지 런던에 있는 글로벌 은행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본사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은행들이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발표 이후 런던에서 짐을 싸고 있는 글로벌 은행은 골드만삭스뿐만이 아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런던 인력 조정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많은 인력 이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튜어트 걸리버 HSBC CEO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런던 인력 1,000명을 프랑스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EU의 단결을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18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메이 총리가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분명한 인상을 받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이 분열되지 않는 것이고 긴밀한 접촉을 통해 이를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