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식적인 인구가 13억7,000만명 정도 되니 한 사람에게 1,000원짜리 물건을 한 개만 팔아도 무려 1조3,700억 원에 달한다.”
중국 시장을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구 대국의 시장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책은 이러한 계산은 비합리적이고 ‘진부한’ 발상이라고 단언한다. 중국의 인구는 14억에 달하지만 국토가 넓은 만큼 다양한 족(族)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의 경제 여건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취향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는 것. 예를 들어 중국의 34개 행정구역 내 소비자들은 지역별로 선호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도 화웨이·비보·삼성·오포 등 제각각이며 구매방식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꿨는데도 오포와 비보라는 회사는 오프라인 판매 방식만을 고집했다. 그러나 트렌드에 뒤처진 고집스러운 기업으로 보이지만 오포와 비보는 온라인 구매 방식이 활발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1~2선 도시가 아닌 아직은 온라인 구매 비율이 낮지만 경제가 고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3~6선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그 결과 오포와 비보는 2016년 3·4분기에 결국 화웨이를 넘어서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2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는 중국 시장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동시에 우리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법에 대한 조언이다.
이 외에도 책은 중국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특히 ‘고객은 늘 옳다’는 모토로 세계 정상의 가전업체로 부상한 하이얼그룹의 예들은 흥미로운 동시에 우리 기업과 중국에서 사업하려는 이들에게 지침이 될 만하다. 1996년 하이얼그룹은 중국 쓰촨 지역의 고객들이 하이얼의 세탁기 배수관이 자주 막힌다는 AS 접수를 대거 받게 된다. 서비스 담당 직원이 방문해 보니 세탁기 자체 문제가 아니었다. 쓰촨은 고구마 재배 지역인데 주민들이 세탁기에 고구마를 함께 씻어 배수관이 자주 막힌 것. 이에 대해 하이얼은 고객을 탓하기보다는 1998년 ‘고구마 세탁기’를 개발 출시하는 것으로 ‘고객이 늘 옳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하이얼그룹이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비법이자 하이얼그룹 특유의 기업 윤리인 것. 이 외에도 마윈의 알리바바 그룹, 텐센트 등 중국 굴지의 기업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보여주는 일화들도 이롭고 흥미진진하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