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왕실장에서 법미꾸라지까지…김기춘은 누구

법무장관·검찰총장 지낸 대표적 공안통

박정희 이어 박근혜까지 2대째 인연

초원복집 사건 등 논란도 끊임없어

박근혜 정부의 최고 권력자로 꼽힌 ‘왕실장’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유신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를 맺어온 막후 실력자다.

검찰 출신인 김 전 실장은 서울지검 공안부장, 대검 특수1과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검사’였다. 서울지검 평검사 시절 법무부에 근무하며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고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지내는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었다. 중앙정보부 최연소 대공수사국장 파견근무,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거치는 등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노태우 정권 시절에는 이례적으로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모두 역임했다.


정치권 경력도 화려하다.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에서 15~17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과 국회 법사위원장도 맡았다.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회창 후보의 특보단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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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원로 격이었던 김 전 실장은 74세였던 지난 2013년 8월 박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정권 2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아버지와의 인연 덕분에 박 대통령의 신뢰가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까지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권력의 최정점에서 ‘실세 중의 실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줄곧 탄탄대로를 걸어온 김 전 실장이지만 부정적 평가는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2년 대선 직전 벌어진 ‘초원복집’ 사건이다. 김 전 실장이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난 직후 부산 지역 기관장들을 식당에 불러모아 불법 선거지원을 독려했다. 이때 나온 말이 ‘우리가 남이가’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공안검사 시절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번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모르쇠’ 태도로 일관해 ‘법미꾸라지’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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