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뿐만 아니라 책임자 처벌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9년 1월19일 서울 용산구 재개발 사업을 위한 강제 철거에 반대하며 30여명이 점거농성을 진행하자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농성자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잃는 ‘용산 참사’가 일어났다. 유가족 전재숙씨는 “살고 싶고 대화하고 싶어 항의한 유족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유죄 판결만이 남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용산 참사 8주기를 맞아 ‘용산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는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강제퇴거 없는 세상을 바라는 이들의 발언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빈곤사회연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여해 ‘우리는 잊지 않았다’, ‘여기 사람이 있다. 함께 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강제퇴거 없는 세상을 염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참사 책임자로 지목하며 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김 전서울지방경찰청장과 이 전 대통령의 등신대를 ‘광화문 구치소’에 입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강제퇴거를 당하거나 퇴거를 앞둔 노점상, 상인들은 ‘또 다른 용산’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옛 노량진 수산시장의 서효성 사무국장은 “8년 전 용산 참사의 살인정권을 계승한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탄핵하고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돌아가신 열사들의 한과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강제 철거를 중단하지 않으면 용산 참사보다 더 큰 참사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이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가수 리쌍 소유 건물에서 곱창집 ‘우장창창’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7월 강제퇴거 당한 서윤수씨는 “함께 먹고 살자며 생존권을 요구한 상인이 ‘도시의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혔다”며 “열심히 일한 상인이 잘 먹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