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도킨스 교수 내한 강연 "인류, 자기파괴의 씨 뿌리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이기적 유전자’ 저자 리처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저자 리처드 도킨스.


생물학 분야 스테디셀러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76) 영국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가 “과학기술 의존도를 높여가는 인류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빠져드는 게 아닌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한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인류의 다음 진화 단계를 추정하려면 문화·기술적 진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976년 ‘이기적 유전자’를 발간해 진화의 단위가 유전자이며 그 특징이 이기적이라고 주장해 주목받았고 이후 과학 고전으로 자리 잡아 생물학도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됐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며 이제 로봇이 인간의 기능을 따라 할 수 있게 돼 인간의 지위가 위험할 지경”이라며 “지금 우리는 자기 파괴의 씨를 뿌리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스티븐 호킹이나 일론 머스크 역시 이를 경고한다”고 말했다. 인류가 공룡과 달리 과학기술의 힘을 갖췄기 때문에 ‘멸종’의 비극을 피했지만 되레 과학기술로 인해 인류가 위험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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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 교수는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 방향과 관련해 “지난 300만 년 간 사람의 뇌는 점차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지만 이제 이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뇌가 큰 사람이 생존에 유리했고 많은 자손을 낳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뇌가 점차 커진다면 도널드 트럼프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킨스 교수는 “진화의 끝은 예측하기 어려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역사의 바퀴는 노예제 폐지, 여성 참정권 확보 등 일반적으로 옳은 방향,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낙관했다.

그는 또 “과학을 통해 우주와 세상을 이해하는 인간인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아인슈타인이 남긴 경구를 인용,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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