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英서도...獨서도...'反트럼프 시위' 美 넘어 지구촌 확산

워싱턴·시카고·보스턴 등서

수십만명 "트럼프 반대" 외쳐

마돈나 "폭압의 시대 저항해야"

시드니 등 해외서도 대규모 집회

전세계 총 300만명 시위 동참

트럼프 취임후 美 분열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이들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우먼스 마치(여성행진)’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며 걷고 있다./워싱턴DC=UPI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이들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우먼스 마치(여성행진)’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며 걷고 있다./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열렸지만 미국은 오히려 더 큰 분열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우선의 고립주의로 가득 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 이후 그에 대한 반대 시위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에서만 5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반(反)트럼프 시위에 참석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는 총 300만명이 트럼프 반대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강경한 정책으로 ‘마이웨이’를 고집할 경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 역시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에서는 약 50만명의 여성과 소수자들이 참석한 트럼프 반대 시위가 열렸다. ‘여성들의 행진(Women’s on March)’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시위에는 ‘트럼프는 사라져라’ ‘트럼프 반대, 파시스트 반대, KKK 반대’ ‘여성 인권도 중요하다’ 등 다양한 피켓이 등장했다. NYT에 따르면 이 집회를 주도한 타미카 맬러리 ‘여성들의 행진’ 공동집행위원장은 행사에서 “이 자리에 온 여러분 없이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는 마돈나와 스칼릿 조핸슨 등 미국 내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예고 없이 참석한 마돈나는 연단에 올라가 “나는 백악관을 폭파하고 싶을 정도로 분노한다”며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마돈나는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지속해왔다.

팝가수 마돈나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우먼스 마치(여성행진)’에서 무대에 올라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워싱턴DC=AP연합뉴스팝가수 마돈나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우먼스 마치(여성행진)’에서 무대에 올라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워싱턴DC=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는 미국 내 다른 도시에서도 대규모로 열렸다. 21일 시카고 지역 언론인 시카고트리뷴은 이날 시카고에서 1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고 보스턴 지역 일간 보스턴글로브도 13만~15만명이 참석한 트럼프 반대 집회가 보스턴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뉴욕에서는 트럼프의 자택이 있는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대규모 트럼프 반대 집회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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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트럼프 집회에는 미국 정치인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21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시위에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과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 등 다수의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존 케리 전 국무장관도 이날 빨간색 목줄을 맨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집회 참석자들과 함께 행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거에서 패했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반대 시위를 적극 지지하며 격려를 보냈다. 클린턴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함께하면 더 강하다’는 자신의 대선 구호와 함께 “우리의 가치를 위해 일어서고 말하고 행진하는 것은 어느 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트럼프 취임에 반발한 이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트럼프 취임에 반발한 이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트럼프 반대 시위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 2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런던 도심에서 수천명이 참석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방송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들은 런던 시내 영국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출발해 도심의 트라펄가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날 행진 대열에는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BBC와 인터뷰한 영국 노동당의 해리엇 하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들의 권리를 위협하고 억압할 것이라는 공포감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트럼프의 취임 당일인 20일에도 영국 주재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있었다.

트럼프 반대 시위는 이날 런던 외에 호주 시드니, 독일 베를린, 벨기에 브뤼셀,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열렸다. 이와 관련해 ‘여성들의 행진’ 조직위원회는 세계 곳곳에서 열린 행사에 총 3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해 트럼프 반대를 외쳤다고 발표했다.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하면 반트럼프 시위가 지금보다 확산될 우려도 크다. NYT는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반대 시위가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P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 시민사회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정책을 이어갈 경우 반트럼프 시위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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