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동시에 광주를 방문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안 전 대표는 이보다 하루 더 많은 2박3일 일정으로 각각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 ‘포럼 광주’ 출범식에 참석해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고 다시 문재인의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드릴 염치도 없는 사람”이라면서도 “(이번 대선에서) 호남이 손을 잡아주면 호남서 지지를 받고 부산서도 지지받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를 의식해 자세를 한껏 낮췄다. 그는 “호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참여정부를 만들어주셨는데 참여정부가 호남의 아픔과 소외를 다 해결하지 못했다”며 “호남을 서운하게 했다. 그러나 다시는 호남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읍소를 통한 감성 접근으로 등 돌린 호남 민심을 마저 끌어안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1만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해 문 전 대표를 연호하는 등 호응을 보였다.
호남 텃밭에서 문 전 대표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는 안 전 대표는 자신의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맞불’을 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국민의당 김경진·이용주 의원과 ‘강철수와 국민요정들’이라는 제목의 토크 콘서트를 갖고 “제 돌파력은 작년 총선 때 이미 증명했다. 지금 현역의원 중에 저만큼 돌파력을 보여주고 성과를 증명한 사람 있느냐”며 “(대선을) 끝까지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제3지대 연대설 등으로 호남 지지율이 부진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히며 지지층 재결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날 토크콘서트 제목처럼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 불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노(No)”라고 단호하게 일축했고, 지지율 부진 현상에 대해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저희가 해야할 일을 하면 국민도 평가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단일화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데 대해서는 “그래서 제가 대선 결선투표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연대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결선투표제가 도입돼야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정책선거가 가능하다”면서 문 전 대표의 동참을 촉구했다.
/광주=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