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3월까지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대미 수출비중 높은 부품업종 주목"

■트럼프 취임...국내 증시에 영향 줄 4가지 요인 들여다보니

①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간재 수출업종엔 오히려 긍정적

② 정책 변수는

두산밥캣 등 인프라 관련주 주목을

③ 달러 움직임

강달러 주춤...달러 투자 1분기 말에

④ 글로벌 자금 어디로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 전망



국내 증시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이 끝났지만 증시 전망은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특히 예상보다 강도 높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앞으로 증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대선후보 시절부터 주장해온 자국 이익 중심, 보호무역주의의 색채가 이번 취임 연설에서도 강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증권업계 애널리스트와 프라이빗뱅커(PB),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과 함께 트럼프 취임 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을 네 가지로 나눠 심층 분석해봤다.

① 보호무역주의 강화…외국인투자 이탈 부를까


트럼프노믹스의 보호무역 강화로 미중 통상 갈등이 통화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증권업계는 가장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위안화 가치 급등락은 중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이탈을 불렀고 국내 증시에도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주변 교역국뿐 아니라 미국 국민들도 수입 물가 폭등으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이 상대국의 수출 압박보다는 다국적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를 통한 고용과 소비 창출인 만큼 완제품 수출에는 부정적이지만 중간재 수출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에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자동차부품업체 중 에스엘·한국타이어·만도 등과 정보기술(IT) 부품주 중 SK하이닉스·휴맥스 등을 꼽았다.

②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오는 3월까지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의 전례를 살펴봐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연설 후 핵심 공약이 실현되기까지 약 100일 정도가 소요됐다.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0일 안에 자신이 공약으로 내건 8,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비롯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등을 관철시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취임 연설에서 인프라 투자가 강조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프라 재정 지출 확대는 미국 내 소재·산업재의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에 긍정적이다. 과거에도 미국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때 국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높은 연관성을 보이며 동반 상승했다. 주목되는 기업은 미국 내 매출 비중이 73%에 달하는 두산밥캣과 36%의 매출을 미국에서 만들어내는 동양물산 등이 있다. 또 성광밴드·대동공업·디와이 등도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③ 달러 움직임에 촉각 곤두세워


일단 달러 강세는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최근 “강한 달러가 우리를 죽인다”는 발언에 이어 취임식에서도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드러내며 달러 약세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는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감세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는 1·4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15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3월 달러가 저점을 잡고 상승세를 다시 탈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 투자 적정 시점을 1·4분기 말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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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글로벌 자금은 신흥국으로 이동한다

트럼프 취임 후 우리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글로벌 자금의 이동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변수보다 국내 기업의 실적 상승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증가 폭도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4분기 중에는 트럼프 정책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 잠시 회귀할 수도 있지만 큰 그림에서는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이 우수한 한국·베트남·인도 등의 신흥국 쪽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제가 저물가에서 고물가로 바뀌면서 선진국 채권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는 대신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유주희·서민우·서지혜·박민주·김연하기자 ingaghi@sedaily.com

◇도움 주신 전문가

강구현 미래에셋대우 도곡WM PB, 고영륜 KB증권 압구정WMC PB팀장,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박성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연구원, 박종일 한국투자증권 강북센터 지점장,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CIO,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실 연구위원,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블루 PB부장,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상 11명 가나다순)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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