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첫 방송된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설화를 16화에 걸쳐 담아냈다.
방송 전부터 역대급 ‘판타지 로코’ 탄생을 예고한 ‘도깨비’는 지난 21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20.5%, 최고 22.1%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된 드라마 중 평균 시청률 20%를 돌파한 것은 ‘도깨비’가 사상 처음. tvN은 지난 2016년 1월 ‘응답하라 1988’로 최고 시청률 기록(최종화 평균 19.6%, 최고 21.6%)을 남긴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케이블 역사에 획을 긋게 됐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은 케이블 방송에서 드라마 평균 시청률이 20%대에 진입한 것은 케이블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도깨비’는 다양한 채널과 미디어 플랫폼, 판타지 장르에 익숙한 10~20대 뿐 아니라 40대 여성 시청률이 최고 33.8%까지 치솟을 만큼 시청 연령층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에서 케이블 역사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높은 인기는 콘텐츠영향력지수에서도 드러난다. ‘도깨비’는 방송 첫 주부터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1위에 오르며 절대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CPI는 닐슨코리아와 CJ E&M이 함께 집계하는 소비자 행동 기반 콘텐츠 영향력 측정 모델로, ‘도깨비’는 방송 1주차부터 3주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5주차부터 7주차)까지 다시 3주간 영향력 지수 최상위에 오른 것은 물론, CPI 순위를 산출하는 모든 요소에서 1위에 오르며 ‘도깨비 신드롬’을 증명했다.
공유의 점잖은 사극 톤 말투부터 주옥같은 대사와 감미로운 OST, 양초 끄기 등 드라마에 등장한 작은 소재 하나까지 전국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도깨비’는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도깨비’는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중남미, 일본, 대만, 홍콩 등에 판매돼 전세계에서 방송·VOD 서비스를 통해 시청이 가능한 상황. 특히, 대만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 누적 조회수 100만 건 돌파, 유럽 스트리밍 플랫폼 ‘Viki’ 드라마 콘텐츠 1위, 미주, 캐나다, 중남미 스트리밍 플랫폼 ‘Drama Fever’에서 콘텐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처럼 ‘도깨비’가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는 배경에는 ‘판타지 로코’라는 장르에 ‘한국적 요소’가 절묘하게 녹아든 매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존재의 ‘신(神)’은 어느 나라에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도깨비 설화’라는 한국 전통의 이야기를 소재로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 저승사자가 줄거리를 이끌어가고, 여기에 전생과 환생, 업보, 윤회라는 한국 고유의 정서와 철학을 담아내 신비로움을 더한 것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국내 시청자들조차 예측하지 못한 전개로 스토리를 풀어내는 김은숙 작가의 필력, 웅장하고 화려한 연출과 CG, 신비롭고 운명적인 이야기에 꼭 들어맞는 OST까지. 완성도 높은 ‘판타지 로코’로 새 지평을 연 ‘도깨비’를 통해 한국 드라마의 세계 시장 활로가 더욱 개척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