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고객불편 빈도·해결가치 따져야

<35>매력적인 사업 아이디어 판단 기준

스타트업 기술은 고객불편 해소 솔루션

얼마나 독창적이고 적절한지도 체크를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어떤 사업이죠?”

“저희가 새로운 파스타를 만들었는데요. 이름은 비트(bit) 파스타입니다. 이미 알파벳 모양의 파스타는 나와 있는데요. 저희는 알파벳 대신 이진수를 상징하는 1과 0 모양으로 파스타 면을 만들었습니다.”

인기 있는 미국 드리마 ‘실리콘밸리’의 한 장면이다. 인큐베이팅센터에 입주하기 위해 한 창업가가 발표한 사업 아이디어였다.

여러분은 이 아이디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알파벳도 아니고 1과 0 모양의 파스타라니 흥미롭지 않은가. 정보기술(IT)업계에 종사한다면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거나 투자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할 만해 보이는가. 누가 알겠는가, 유명 아이돌이 비트 파스타를 먹는 장면이 TV에 나와 빅히트를 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아이디어는 스타트업을 진행하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는 데 의견이 모아질 것이다. 더군다나 투자 유치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주위에 있는 네 명의 벤처캐피털 관계자에게도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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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 비트 파스타 아이디어가 스타트업 사업으로 부적절해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다른 사업 아이디어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위키백과는 스타트업(start-up)을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보통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과 아이디어는 고객이 가진 불편함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솔루션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고객 가치 창출 과정이다.

매력적인 스타트업 사업 아이디어는 어떤 것일까. 고객 가치 창출 과정을 조금 더 구분해보자.

우선 고객 문제 관점이다. 문제 상황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지(frequent), 얼마나 공통으로 나타나는지(common), 정말 해결한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worth solving)를 살펴보는 것이다. 각각이 높을수록 매력도가 높은 것이다. 여기서 빈번함과 공통성은 시장의 크기와도 연결돼 성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둘째, 문제 솔루션 관점이다. 솔루션이 얼마나 독창적인지(unique), 솔루션을 보호받을 수 있는지(protective) 또는 모방을 막을 수 있는지, 그리고 적절한 솔루션인지(suitable) 체크해보는 것이다.

비트 파스타를 여기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일단 파스타를 먹을 때 파스타 모양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자주 있는지, 대상 고객이 공통으로 생각하는지,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생각해보자. 그다음은 1과 0 모양의 파스타가 독창적인 해결 방안인지, 경쟁사가 동일한 모양으로 만드는 것을 방어할 수 있는지, 1과0 모양의 파스타가 적절한 솔루션인지 생각해보자. 아마 매력도가 높지 않을 것이다. 매력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다른 사업 아이디어도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보자.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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