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설날 아침에

- 김종길 作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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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흰 눈 속 파랗게 눈뜨고 있는 마늘 싹처럼, 심해 열수구 펄펄 끓는 물속에서도 유유히 휘파람 부는 관벌레처럼,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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