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업가가 필리핀 경찰청 본부 안에서 현지 경찰관에게 납치·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필리핀 경찰에 신속한 수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청장은 25일 로날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에게 서한문을 보내 이번 사건 공범들이 검거되지 않는 등 수사가 지연된다며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와 관련자 엄중 처벌,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 재발방지 노력을 요구했다.
우리 경찰은 다음 달 14일 김귀찬 경찰청 차장을 필리핀에 파견해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듣고, 필리핀 경찰청과 고위급과 만나 이번 사건의 신속한 수사와 성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경찰청 외사국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은 필리핀 현지에 파견한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담당 경찰관)’를 통해, 사건 초기부터 필리핀 현지 경찰과 협조했다”며 “CC(폐쇄회로)TV 수사를 통해 주범의 신원과 범죄 차량을 특정하고, 목격자 확보 및 탐문수사 등 주범 검거에 이르기까지 필리핀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철성 청장은 “범인들이 모두 검거돼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필리핀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가 현지 경찰의 수사활동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해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시에서 한국인 사업가 지모(53)씨가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현지 경찰관들에게 자택에서 납치됐다. 이후 지씨는 마닐라 케손시에 있는 경찰청 본부로 끌려가 목 졸려 살해됐고, 필리핀 검찰은 현직 경찰관 2명 등 7명을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