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산업은행, 기업별 1년 단위 대출한도 정한다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산업 전망 등 장기적 요소 반영한 여신관리체계 수립

수은, 해외차주 신용평가 도입

산업은행은 올해부터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있더라도 산업 전반의 전망이 불확실하면 대출 한도를 축소한다. 수출입은행은 해외차주에 대한 별도의 신용평가시스템을 마련해 내년부터는 적용한다. 국책은행의 부실 여신 가능성을 줄이고 사전적인 구조조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5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산은·수은 혁신방안 추진 실적 및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10월, 방만 경영을 방지하기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산은은 올해부터 산업의 전망 등을 토대로 기업에 대한 대출 한도를 정하기로 했다. 1년 단위로 계열별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설정하는 식이다. 크레디트라인은 계열 소속기업들이 속한 산업에 대한 분석과 기업의 재무상태, 자금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해 빌려줄 수 있는 자금의 한도를 사전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산업 전망이 밝지 않고 부실 징후가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여신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지금까지는 해당 투자 건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기업 여신 심사가 이뤄져 왔고, 해당 산업의 리스크나 기업의 전력 등은 상대적으로 꼼꼼히 따지지 않았다. 산은은 올해 2·4분기 중으로 산은과의 거래 규모가 큰 기업부터 크레디트 라인을 설정할 계획이다.


수은은 해외차주에 대한 별도의 여신심사시스템을 구축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해외 대출이 많은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또 3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에 대해 중장기여신실무협의회에서 사전 심사를 강화 해 부실 여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분기나 반기별로 자산 건전성 분류 등 여신감리 현황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심의 안건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4.46%인 부실여신(고정이하 여신) 비율을 2020년까지 2%로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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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경영 방지를 위해 조직 슬림화를 비롯한 자구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산은은 지난해 임원 연봉을 5.0% 삭감하고, 올해 경상경비도 전년 대비 3.0% 줄였다. 또 부행장급 부문 조직을 축소(11개->9개)하고 5개의 지점을 폐쇄했다. 산은은 올해 말까지 3개 지점을 추가로 폐쇄해 조직 축소를 계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수은은 올해 예산을 6.8% 삭감하고, 모든 직원이 임금인상분을 반납한 바 있다. 수은은 단계적으로 부행장 직위를 2명으로 줄이는 등 관리자수를 10% 감축할 방침이다.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기 위해 산은과 수은은 3개월 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한 기업에 대해 임직원의 재취업을 전면 금지하도록 내규를 개정했다. 재취업 금지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성동·대우조선 사외이사부터 적용된다.

한편, 지난해 자본확충을 통해 산은과 수은의 건전성은 개선됐다. 산은의 경우 조건부자본증권 1조원을 발행하고 투자주식 4조4,000억원을 매각해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5.57%로 2015년 말보다 1.41%포인트 상승했다. 수은도 지난해 11월 5,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을 최초로 발행한 바 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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