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공세가 노골화한 가운데 정부와 바이오업계가 미국 업체 지분투자를 포함해 협력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른 주력 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바이오업계도 트럼프 정부를 달랠 만한 카드를 찾아 나선 셈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31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 밝히는 등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노믹스’ 대응 방안을 찾느라 노심초사 중이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는 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최근부터 지난 24일까지 미국과 협력 가능한 유망 프로젝트 존재 여부를 조사했다. 현재 투자하고 있거나 향후 투자 예정인 사안이 중심이다. 앞서 바이오협회는 주한미국주정부 대표부 협회인 ASOK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오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몇몇 업계가 대규모 시설투자는 아니더라도 미 현지 기업에 지분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향후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논의하면서 쓸 카드를 위해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에 사전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제약 산업은 자동차 등과 더불어 미국의 주력 산업으로 보호무역 색채도 가장 강한 분야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우리나라의 약가 정책이 불투명하다고 계속 지적해왔다. 글로벌 제약사가 주축이 된 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지난해 7월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에 대해 “국내개발 신약은 혁신신약 우대조치를 100% 받는 반면 글로벌 도입 신약은 까다로운 조건 탓에 절반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 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방침을 밝히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목표로 캐나다 등 주변 국가에 공장을 지으려는 국내 업체에도 부담이 생긴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미국 정부에 우리 기업이 미국 사회에 공헌하는 부분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