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박근혜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질문과 과거 본인이 한 주장의 내용이 유사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정 주필이 현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주필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박 대통령에게 “‘4대 개혁 대상, 국회·언론·검찰·노조 등 세력이 동맹군이 된 듯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어 정 주필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에 대한 음모론을 제시했다. 그는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뒤에서 관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있다”며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말했다.
이런 정 주필의 질문은 과거 본인이 개진한 주장과 유사하다. 정 주필은 지난 8일 KBS 일요토론에 출연해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국회·언론·검찰·노조 세력의 연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언론이 계속 과장보도를 하면서 사실을 엄청나게 부풀렸다”면서 검찰에 대해선 “무소불위와 같은 수사, 법을 폭력처럼 휘두른다. 정유라는 심지어 적색수배다. 무슨 빈 라덴이냐”고 말했다. 정 주필은 토론 자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촉발된 촛불집회의 주도 세력을 노조라고 지적하며 “노조가 판을 다 깔았고 촛불시위에 돈까지 다 댔다”고 촛불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보수언론인 미래한국과의 인터뷰에서는 “요샌 좌파가 대중에 아부하는 식의 좌익적 광장 민주주의가 만연하다”며 “대중 독재에 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정 주필은 인터뷰 자리에서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잠재해 있다거나, 집단적인 짓궂은 관심들이라고 느끼십니까”라며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박 대통령은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고 답했다.
이미 정 주필은 지난 2일 한국경제신문에 실은 ‘마녀, 지독한 마녀, 헌법재판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세월호 참사 7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 측에 우호적인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주필은 이 칼럼에서 “지금 대통령을 내쫓는 것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샤먼적 굿판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면 헌법재판소는 탄핵사유에서 세월호 항목부터 배제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 보충자료라니. 여성 대통령의 일정이 그렇게도 궁금하다는 것인가”라고 썼다.
지난해 12월엔 박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미혼의 여성 대통령을 얕보고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박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홍주환 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