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측 변호인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겨냥해 인권침해 등 위법수사 행위가 있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변호사 입회를 거부하고 “삼족을 멸하겠다”는 폭언을 퍼붓는 등 강압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특검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26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인권 침해적 수사가 없기를 간청하면서 진상을 알리고자 한다”며 특검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2월24일 최씨의 특검 소환조사 당시 조사를 맡은 A검사가 최씨 변호인인 오모 변호사의 입회를 막고 2시간여 신문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 내 CCTV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최씨 조사를 맡은 A검사가 최씨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모든 면에서 공동체라는 것을 자백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폭언을 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을 파멸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딸 유라는 물론이고 손자까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며 대대손손 이 땅에서 얼굴을 못 들게 하고 죄를 묻고 죄인으로 살게 하겠다” “특검에 들어온 이상 협조하는 게 좋을 것이다” 등 막말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때와 달리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기업들을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는 점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아 방어권 행사를 방해하는 조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 측이 사실관계를 부인하면 제3기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씨 측은 그동안 여론과 특검 수사에 밀려 수세적 태도를 보이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수사가 다소 답보상태에 빠지자 특검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역공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씨가 지난 25일 특검에 출석하면서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특검 수사를 비판하고 나선 시기와도 맞물리면서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시간을 끌면서 수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특검은 이 같은 최씨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어떠한 강압수사나 자백 강요 등 인권침해 수사를 한 사실이 없다”며 “최씨 측이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특검과 해당 검사들의 신뢰와 명예를 훼손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최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사전에 통보한 내용이거나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