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FORTUNE FEATUER ¦ PGA, 중국을 공략하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회 취소, 불운, 그리고 무한한 잠재력: 중국의 골프 인구를 늘리기 위한 골프업계의 힘겨운 노력을 취재했다.






마티 두 Marty Dou는 17세 때 프로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고등학교 수업 절반을 빼가며 골프 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그의 경기 실력은 프로선수와 겨루기에 충분했다.

대략 키 180cm, 몸무게 68kg인 마티(그의 이름은 주쳉 Zecheng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를 마티라고 부른다)는 전형적인 프로 골퍼에 비해 왜소한 편이다. 하지만 작은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스윙 때문에, PGA 투어 최장타자 부바 왓슨 Bubba Watson도 함께 경기를 치렀던 작년 상하이 대회에서 그를 주목했다. 마티는 애덤 스콧 Adam Scott과 마쓰야마 히데끼 Hideki Matsuyama 같은 스타 선수들보다도 더 높은 순위로 경기를 끝마쳤다.

왓슨은 “그는 두려움이 없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그렇게 강력한 스윙을 하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고 감탄했다.

마스터스 대회를 두 번이나 우승한 선수의 칭찬을 차치하더라도, 올해 19세인 마티는 현재 중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가운데 최고다. 조만간 세계 톱 랭커들과 자웅을 겨룰 첫 번째 중국 선수가 될 것이다. 5년 동안 캐나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마티는 다른 아시아 스타 골퍼들이 선택했던 ‘보장된’ 프로의 길, 즉 미국 대학 입학 후 미국 주니어 투어를 거쳐 프로가 되는 길을 밟지 않았다. 그는 술과 연애 같은 미국 대학의 밤 문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들었다. 그러나 단타 투자자(Day Trader)인 아버지는 아들이 중국에서 조용히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티는 “(캐나다에선) 학교를 결석하곤 했다. 파티의 유혹이 너무 컸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운 좋게도 최고 무대인 PGA 입성을 위해 중국을 떠날 필요가 없게 됐다. 세계 최대 골프협회인 PGA가 2014년부터 중국 대회(PGA Tour China Series)를 개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유망 골퍼들은 이 대회를 통해 미국의 상위 골프대회 출전 자격을 얻는다. 미국 프로야구로 치면 마이너리그의 더블 A와 비슷하다: 선수들이 2년 정도 중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PGA 투어보다 한 단계 아래 리그로 자동 승격된다. 결과적으로 골프업계는 중국 투어를 통해 그 동안 간절히 바랐던 것을 이루게 됐다. 바로 중국의 성장하는 거대 중산층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을 골프 대국으로 성장시킬 힘을 갖고 있다.

장타자 마티는 이번 시즌 9개 대회에서 이미 4번 우승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상위 대회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도 보장받았다. 그는 PGA 투어 풀타임 출전권을 획득한 최초의 중국 선수가 됐다. 또 중국의 골프 산업이 마티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느냐에 수십 억 달러가 걸려있다.

선전국제대회에 참가한 올해 19세의 마티 두. 골프 관계자들은 중국 톱 랭커인 두가 국내 골프 열기를 끌어올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선전국제대회에 참가한 올해 19세의 마티 두. 골프 관계자들은 중국 톱 랭커인 두가 국내 골프 열기를 끌어올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독자들은 골프가 중국에서 큰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크다’는 개념은 상대적이다.

14억 인구의 나라에서 골프의 잠재력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게 사실이다. 중국의 골프 선수는 대략 100만 명이다. 미국 골프 선수가 2,40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0.1% 미만인 골프 인구가 2%로 증가한다면, 중국의 골프용품 시장 규모는 연 20억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성장세가 꺾인 골프업계에겐 ‘신이 내린 선물’과 마찬가지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제조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골프용품 사업을 철수시켰고, 골프장들 문도 닫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벼락 부자가 되면서 처음으로 골프 입문을 고려하는 인구가 존재한다. 벌써 골프 코치들이 유럽과 미국에서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회당 레슨비가 600달러에 달하며, 골프 연습장도 초보자들로 가득 찬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내에는 정치, 경제, 문화적 제약들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반 부패 캠페인도 지난 3년 동안 골프를 겨냥해 왔다. 부패한 관료들이 골프장을 만남의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는 게 부분적인 이유이다. 집중 단속 결과 12개 골프장이 폐쇄 수순을 밟고 있고, 막 태동한 PGA 중국 투어의 존립도 위협 받고 있다.

중국 골프는 정치적 개혁 바람이 불기 전에도 취약점을 갖고 있었다. 중국은 골프 부지가 귀하다. 2000년 이후 건설 열풍이 불었지만, 골프장 수는 여전히 600개 정도에 불과하다(미국에는 1만 5,000개의 골프장이 있다). 초보자가 이용할 수 있는 값싼 지역 단위 골프장이 사실상 전무하다. 거의 모든 골프장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개인 클럽이며, 삼엄한 보안 속에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주말 라운드 비용이 200달러 이상으로, 미국의 평균 비용보다 4~5배나 높다. 평범한 중국 도시인의 연 가처분 소득이 5,000달러 수준인데도 말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골프 초보자들은 소득 상위 1% 안에 속하는 상류층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의 대중화를 고려하면 이상적인 고객층은 아니다 물론 골프가 대중화 되기 전인 1920년대 경기 호황기 땐, 미국에서도 골프는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중국 투어 책임자인 그레그 길리건 Greg Gilligan 입장에서 보면, PGA는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다. 현재 작은 베이징 사무소에서 비서와 단 둘이서 일하고 있는 그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 소비자는 출세지향적이다.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려 보자. 나는 프라다 지갑을 들고 구찌 셔츠를 입은 채, 한 손에 스타벅스 커피, 다른 손에는 아이폰을 들고 길을 걸어가는 여성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길리건이 생각하는 다음 단계는 바로 반짝반짝 빛나는 새 드라이버다. 그의 역할은 투어 대회 운영 이상으로까지 미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임무는 수 백만 명의 중국 사람들에게 골프가 관전하고, 사랑하고, 직접 해볼만한 취미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다. 차분한 성격의 길리건 옷장에는 매일 바꿔 입을 정도로 많은 PGA 투어 골프 셔츠가 가득 차있다. 거의 14년을 중국 맥도널드에서 근무한 그는 PGA 입사 전4년간 중국 미상공회의소(American Chamber of Commerce) 의장을 역임했다(그의 골프 실력은 어느정도일까? 길리건은 ”그렇게 뛰어나진 않다. 모두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자주 볼을 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길리건이 2013년 PGA 중국 사업 운영을 시작했을 때, 전망은 꽤 밝았다. 중국 골프인구는 2000년 이후 3배나 증가했다. 1995년 중국에서 첫 PGA 토너먼트를 개최했던 미션스 힐스 Missions Hills도 선전 외곽에 12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세계 최대 골프단지로 확장됐다.

중국은 오메가 투어 Omega Tour라는 소규모 프로 골프 리그를 시범 운영한 적도 있었다. 리그 이름은 후원사인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를 따서 만들었다. 리그는 2009년 날개도 펴보기 전에 4년 만에 중단됐다. 하지만 PGA와 국영 중국골프협회(China Golf Association · CGA)-중국에 진출하는 해외 골프 투자자는 의무적으로 CGA를 파트너사로 정해야 한다-는 과거 리그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오메가 리그가 오로지 중국 골퍼들끼리만 경쟁하도록 했다는 점이었다. 그 때문에 관중 동원과 선수 확보가 어려웠다. 중국 골프 선수들에겐 더욱 치열한 경쟁이 필요했다. 게다가 폐쇄적인 리그 속성 때문에 국제경기 출전에 필요한 세계 랭킹 점수도 확보할 수 없었다.

PGA가 CGA와 협상을 시작하자, PGA 투어의 중국 진출로 국내 골퍼들이 설 자리가 없어 질 것이라는 반감이 커졌다. 중국 비판가들도 “늑대가 오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CGA를 대신해 협상에 참가했던 골프 프로모션 매니저 샤오 후아 Shao Hua는 “국영 단체인 CGA가 3가지 조건을 고집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재정적 보장과 세계 랭킹 점수, 그리고 투어 선수들 중 절반이 중국 선수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양측은 2013년 마스터스 대회가 열린 조지아 주 오거스타 Augusta와 그 해 말 오하이 Ohio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가졌다. CGA는 PGA 리그의 중국 진출을 최종 확정했다. 이 리그는 남미와 캐나다의 주니어 ‘미니 투어’와 같은 급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가 되고자 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 ‘개방형 실력 테스트’ 무대였다. CGA는 출전 선수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얻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중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외국 용병들을 압도하고 있다. 2015년 리그에서 활약한 최고상금 랭커 10명 중 4명이 중국 선수였다. 샤오는 “중국 입장에선 10명 전원이 다 국내 선수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많은 이들처럼 길리건도 중국이 프로 골퍼들에게 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차기 무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14명의 프로 골퍼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1980대 말 선전한 일본 다음으로, 중국이 상위 랭킹에서 “반드시 두 자리 수” 선수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골퍼 중 한 명인 마티 두는 스윙 코치들, 대회 출전 비용을 지원하는 부모, 그리고 제자들이 결석해도 신경 쓰지 않는 선생님들 속에서 자랐다. 그는 상하이 대회에 출전해 왓슨과 스콧 같은 상위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었다. 선배 세대들이 그렇게 꿈꾸던 출전권을 획득한 덕분이었다.


PGA 중국 투어는 최근 주요 규정 변경의 혜택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출신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충칭과 난징 같은 도시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이다. 지난 2012년, PGA 투어는 퀄리파잉 스쿨 대회를 중단했다. 그 이후 PGA 하위 투어는 많은 유망주들에게 필수 코스가 됐다. 현재 중국 투어는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 투박한 스윙 폼을 가진 중년의 중국인들, 그림 같은 완벽한 스윙을 구사하는 한국인들, 그리고 대학을 갓 졸업한 거구의 미국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종종 5개 대륙 출신의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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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색슨 Charlie Saxon은 올해 오클랜드 주 에드먼드 Edmond에서 중국으로 둥지를 옮겼다. 드라이브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대학 1학년 때부터 18kg 살을 불린 이 23세 청년의 등은 여러 무술을 연마한 파이터처럼 떡 벌어져 있다. 색슨은 “좋든 싫든-나와 다른 사람들에겐 안 좋은 소식이지만-PGA 투어 자격을 곧바로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대신 선수들은 톱 레벨에 오르기 위해 웹닷컴 투어 Web.com Tour라는 두 번째로 높은 레벨에서 먼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중국의 사례처럼, PGA 산하 주니어 투어에 출전해 높은 순위에 오른 선수들은 미국 웹닷컴 투어의 출전권을 얻게 된다. 혹독한 퀄리파잉 토너먼트 대회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투어에서 상금 랭킹 2위에 오른 색슨은 내년 웹닷컴 투어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투어를 치르는데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일부 선수들은 자국 대회에서처럼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 대회에서 고전을 한다. 잉글랜드 달링턴 출신의 캘럼 타렌 Callum Tarren(25)은 “어느 누구도 여기 있고 싶어하지 않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 투어에서 그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아마도 그건 내년에 유럽의 또 다른 주니어 투어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큰 체격의 호주 출신 링컨 타이그 Lincoln Tighe(26)는 “여러 중국 도시를 순회하면서 기름지고, 튀긴 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매우 지쳐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식사로 닭 가슴살 같은 담백한 음식을 먹고 싶다”고 토로했다.

골프의 잠재력만 놓고 보면, PGA의 중국 입성 시기는 아주 절묘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치상황을 고려하면 최악이다.

시진핑은 2013년 중국 주석에 오르고 곧바로 반 부패 캠페인에 시동을 걸었다. 골프를 뇌물의 온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외진 곳에 위치해 일부 사람들만이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많은 골프 클럽들이 회원이나 손님들의 실명 사용을 의무화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이 은밀하게 클럽 멤버십을 뇌물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2014년(PGA 중국 투어가 처음 시작됐던 시기다), 지역 감독관들이 골프 클럽에 들이닥치는 일이 일어났다. 사업 인허가증과 멤버십 장부를 불시에 점검한 것이었다. 당시 정부는 신규 건축 행위를 금지하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업체들이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 2004년 이후 건설된 골프장은 엄밀히 따지면 불법이었다. 정부는 100여 개 골프장 문을 폐쇄했고, 2015년 중국 투어는 2개 대회를 취소해야 했다. 심천 타이쿤 골프클럽(CTS Tycoon) 에서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골프장이 폐쇄되면서 회원들은 초대도 받지 못한 채 13만 달러짜리 회원권을 잃게 되었다. 중국 투어 조직위는 정부가 더 많은 골프장을 폐쇄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자 매우 난감한 처지에 몰리고 있었다. 싱가포르 IMG 골프 이벤트 총 책임자인 그랜트 슬랙 Grant Slack은 어느 골프장이 제대로 된 서류를 구비했는지 몰라 “PGA 일정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중국 투어 총 책임자로서 대회 실행계획을 담당했던 그레그 칼슨 Greg Carlson도 “2015년은 정말 최악이었고, 올 봄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불확실성으로 때문에 올해 PGA 중국 투어는 몇 주 전에야 경기 일정을 발표할 수 있었다. 12개 경기 일정만 미리 정해졌고, 13번째 경기가 시즌 중간에 추가됐다. 중국 골프 기획자 샤오는 “함께 일할 골프장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숲이 울창한 중국 남부 윈난성의 한 골프장 책임자는 지방 정부의 반발을 우려해 익명으로 “정부 간섭을 막기 위해 골프를 ‘체력 단련’ 운동으로 마케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1~2년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모든 사람들이 신중을 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잠재적인 후원 기업들도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BMW, 트래블러스 Travelers, 존 디어 John Deere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개별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왔다(PGA 투어의 뷰익 오픈 Buick Open은 GM이 파산하기 전까지 51년 간 파트너십을 지속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 부패 캠페인은 그런 기회의 싹을 자르고 있다. 현재 중국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는 대개 골프장과 부동산 개발업체가 맡고 있다.

PGA의 길리건은 시간이 흐르면 이 같은 시련도 다 지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정치적 규제에 대해 “다시 골프장을 찾아도 된다고 말하는 많은 공무원들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부족 현상에 대해선 “쓰레기 매립장” 이용을 언급했다. 중국에는 오래된 쓰레기 매립장들이 많이 있다. 매립장 아래에 존재하는 메탄 가스 때문에 그곳에 빌딩을 세울 수는 없다. 하지만 골프장은 그 매립지를 유용하게 만들 것이다. 그는 더 많은 중국인들이 골프를 치도록 유인한다는 측면에서 이런 말도 했다. “중국인들은 중국판 타이거 우즈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정확히 언제라고 말할 순 없지만 실현 가능한 일이다.”

중국은 마티 두 외에도 떠오르는 스타 선수들을 더 보유하고 있다. 리 하오퉁 Li Haotong(21)은 올해 유럽 투어 볼보 차이나 오픈 Volvo China Open에서 우승했고, 유럽 투어도 풀타임으로 출전하고 있다. 펑샨샨 Shanshan Feng(27)은 미국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중국 골퍼의 3분의 1 정도는 여성이다. 중국에선 2008년부터 LPGA 투어가 개최되고 있다). 골프용품 제조사들은 현역 선수들 가운데 한 두 명이 크게 성공해 골프 붐을 일으켜주길 희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약 10%가 골프를 친다. 만약 중국이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면, 그건 엄청난 성장을 의미한다. 2011~2012년 캘러웨이 Callaway, 타이틀리스트 Titleist, 그리고 다른 수입 브랜드들의 연 매출은 30%씩 성장했다. 성장세가 느려지긴 했지만, HSBC가 한때 선언했듯, 골프의 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PGA의 칼슨은 “골프장 건설에 대한 새로운 합법화 절차가 중앙 정부 승인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법 집행을 책임질 지방 정부에만 한정될 것으로 보여 전전긍긍하는 부동산 개발자들이 기대하는 최선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정부가 골프를 중산층의 여가 운동이자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골프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에서 그리 높은 순위가 아닌 것 또한 사실이다. 골프는 5개년 계획에서 탁구와 당구 사이에 머물러 있다.

현재 골프는 중국에서 ‘상류층과 프로 선수들을 위한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은 여전히 상류층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종종 실감하고 있다. 핑 안 뱅크 베이징 오픈 Ping An Bank Beijing Open 2라운드를 마친 9월 어느 날, 출전 선수 8명은 중국식 점심 뷔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 타 차 선두였던 오클라호마 출신의 색슨은 음식을 외면한 채 다른 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기름진 국수와 간장에 담긴 채소들을 쳐다보며 “오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다”고 투덜거렸다. 그러자 호텔 식당 매니저가 고향의 맛을 원하는 선수들을 위해 빅 맥을 주문했다. 한 호주 선수가 순식간에 빅 맥 한 개를 낚아챘다.

베이징에서 한 시간 떨어진 산 속에 위치한 핑 안 오픈 골프장은 중국 투어의 대표적인 모습-좁은 페어웨이와 고르지 못한 그린-을 보여주는 곳으로, 전형적인 좌절감을 안겨준다. 곧 아빠가 되는 호주 출신 크리스 브라운 Chris Brown은 점심을 먹으며 운 나쁜 날을 회상했다. 그는 11번 홀에서 공을 잃어 버렸다. 그 날 성적은 ‘버디, 트리플 보기, 더블 보기, 파, 트리플 보기’로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리그 최고 선수인 마티 두가 다시 리더 보드의 가장 높은 자리에 근접했다. 그날 1번 홀에서 마티가 친 어프로치 샷이 프린지 fringe (*역주: 그린을 감싸고 있는 가장자리) 를 가로질러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이글을 기록했다. 미국 선수 벤 레인 Ben Lein은 “홀컵이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공을 ‘쏙’ 빨아들였다”고 말했다. 숙취 상태로 앞선 라운드를 시작한 레인은 그날 최고의 플레이를 펼친 후 “자주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자 누군가 마티가 상위 레벨 대회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지 질문을 던졌다. 그의 드라이버 장타 실력은 미국에서도 통할까? 색슨은 “그가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 골프장으로 초보자 유인하기
중국은 인구가 14억이나 되지만 골퍼 수는 100만 명에 불과하다. 스포츠 용품업체들은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골퍼 수 급증으로 중국 내 골프 의류 및 용품에 대한 연간 소비가 향후 3년 간 40% 이상 늘어 시장 규모가 6억 5,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다음 회사들이 그 기회를 노리고 있다.

나이키
나이키는 세계 최대 신흥시장인 중국에서 이미 스포츠 의류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작년에만 7억 600만 달러 규모의 골프용품을 판매했다. 회사는 현재 골프장비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골프 붐 덕분에 관련 의류와 신발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혼마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프채를 생산하는 일본 브랜드 혼마는 지난해 총 매출 2억 1,500억 달러 중 19%를 중국에서 기록했다. 지난 10월 홍콩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아쿠쉬네트
매사추세츠 주 페어헤이븐 Fairhaven에 위치한 아쿠쉬네트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타이틀리스트 프로 브이원 Titleist

Pro V1이라는 고가의 골프공을 생산하고 있다. 스포츠의류 업체 휠라코리아 Fila Korea의 자회사로 최근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를 신청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Scott cendrowski

By Scott Cendro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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