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예비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는 것은 탄핵시계가 빨라지면서 조기 대선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 밥상에 이름이 먼저 오르는 것이 부동표를 흡수해 초반 기세를 잡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출마 선언과 함께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국정 혼란 속 팍팍한 살림살이에는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소식은커녕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악재만 들리는 상황이다. 대선후보들이 아무리 미사여구 공약을 나열해도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이유다.
이번 대선의 의미는 여느 때와 다르다. 바닥까지 떨어진 국가의 새 리더십을 찾는 선거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자질과 능력·도덕성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제조업 경쟁력이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국가 패러다임과 먹거리도 만들어내야 한다. 국민은 늘 정치인에게 실망해왔지만 요즘처럼 실망감이 큰 때도 없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약을 내뱉기 전에 진정 그것이 민심에 부합하는지부터 물어보는 것이 우선 아닐까. 이번 설은 이를 실천하는 현장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