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0시간 탑승대기는 행운?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아이슬란드에어는 어떻게 환승 대기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었을까?




남 아이슬란드 비크 근처의 도로 위에 펼쳐진 북극 오로라. 아이슬란드의 긴 겨울 밤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남 아이슬란드 비크 근처의 도로 위에 펼쳐진 북극 오로라. 아이슬란드의 긴 겨울 밤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이슬란드에어 Icelandair는 아이슬란드 최대 상장 기업 중 하나로, 국가 이미지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세계 여행객들에게 재앙이나 마찬가지인 레이오버 (*역주: 환승을 위해 경유지 공항에서 하루 안 되는 시간 머무는 것) 를 ‘특별한 경험’으로 바꿔주는 차별화를 꾀했다. 회사의 홍보전략은 다음과 같다: 뉴욕-런던 비행 도중 어딘가에서 잠깐 내려야 한다면, 천연 온천과 맹렬한 폭포, 초현실적 느낌을 주는 파란 빙하의 땅에서 잠시 머무는 건 어떨까?

아이슬란드에어는 올해부터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톱오버 (*역주: 비행기 환승을 위한 단기 체류 친구’)라 불리는 항공사 직원을 배치한 것이다. 이들은 레이오버 동안, 탑승객들과 함께 아이슬란드 이곳 저곳을 여행한다.

최근 아이슬란드를 방문했을 때, 항공사가 필자에게 배치해 준 ‘친구’는 마그렛 홀도르스도티르 Margret Halldorsdottir라는 베테랑 승무원이었다. 바이킹처럼 흰색에 가까운 밝은 금발머리를 한 그녀는 경쾌한 아이슬란드 억양을 구사했다. 그녀는 수동 SUV를 능숙하게 운전했다. 레이캬비크 Reykjavik까지 속도를 내고 달리다가, 비요크 Bj?rk/(*역주: 레이캬비크에서 출생한 아이슬란드 가수) 의 집을 지나쳐, ‘링 로드’ (*역주: 아이슬란드를 둘러싼 유명한 해안 도로) 까지 쭉 달렸다. 링 로드에선 얼음처럼 차가운 대양을 향해 사방으로 뻗어 있는 산비탈을 만났다. 이곳의 바람은 매우 거셌다. 우리는 온천에서 공중으로 100피트 가까이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게이시르 Geysir (*역주: 아이슬란드 남서부 중앙구조대에 있는 간헐천의 총칭) 에 잠시 머물렀다. 이어 레이캬비크에서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곳에 있는 거대한 폭포 굴포스 Gullfoss를 방문한 후, 아이슬란드 대통령 관저 앞문까지 갔다(아이슬란드에는 담장이 없다). 홀도르스도티르는 투어 내내 유머와 매력을 느끼게 해주며 완벽한 가이드를 해주었다. 그녀가 건넨 아이슬란드 과자 클레이너 kleiner 한 봉지는 덤이었다.

필자(오른쪽)와 아이슬란드에어의 ‘스톱오버 친구’가 여행 도중 간식을 먹고 있다필자(오른쪽)와 아이슬란드에어의 ‘스톱오버 친구’가 여행 도중 간식을 먹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어는 여름에 주로 몰리는 관광객을 일년 내내 확장 유치하기 위해 10월부터 3월까지 여행 친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겨울 축제와 덜 알려진 명소들을 방문하는 것이 이번 시즌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단, 참가 인원 제한이 있다: 올해 초 프로그램이 런칭 됐을 땐 신청자가 800명에 달했지만 150명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아이슬란드 방문 관광객은 2010년 이후 3배 증가했는데, 아이슬란드에어의 재치 있는 마케팅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이 항공사는 훌륭한 탐사자처럼 아이슬란드의 가장 소중한 천연자원은 ‘풍경’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슬란드에어를 타고 어디로 가든, 레이오버는 여행의 백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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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의 10시간]
블루 라군 Blue Lagoon에서 시작하라.
공항에서 차로 가면 멀지 않다. 밀키 블루 (*역주: 우유 빛깔이 도는 파랑색 물) 위에 떠서 채소 주스(혹은 맥주)를 마시고 천연광물 마스크팩을 해보라.

브로드 앤드 컴퍼니 Brauð & Co.의 완벽한 시나몬 번 bun을 맛봐라.
레이캬비크 로스터즈로 시나몬 번을 가져가 자바 커피에 푹 빠진 이 나라의 훌륭한 커피와 곁들여 먹어보라.

라우가베구르 Laugavegur에서 쇼핑을 즐겨라.
이 곳은 (아이슬란드의) 주요 쇼핑 거리로 차들은 다닐 수 없다(이름을 발음하려 들지 마라).

시내를 벗어나라.
싱벨리어 국립공원(Thingvellir National Park)을 거쳐 굴포스 폭포까지 드라이브를 해보라. 일부 학자들은 이곳을 현대 민주주의의 탄생지로 보고 있다.

비현실적 풍경을 만끽하라.
소스모르크 Thorsmork 근처에서 이끼로 뒤덮인 바위들을 감상해보라. 여름에는 4륜 ATV를 빌릴 수 있고, 겨울에는 북극광 투어를 할 수 있다.

레이캬비크에서 저녁 먹기.
새타 스비니드 게스트로펍 Saeta Svinid Gastropub은 맨해튼의 인기 식당 스파티드 피그 Spotted Pig에 견줄 만하다. 시내 유명 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사먹어도 좋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ANNE VANDERMEY

BY ANNE VANDERM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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