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사거리 잔다리길에 위치한 ‘로컬스티치’. 과거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여관이었다. 리모델링을 거친 지금 코워킹(co-working·협업사무) 코리빙(co-living Space·공동주거)의 공간으로 쓰인다. 외국인·청년층 등의 방문도 잦아졌다. 아울러 공간 제공의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세탁소·음식점 등 동네의 작은 가게들과 연계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낡은 여관이 지역의 새로운 거점으로 바뀐 셈이다. 이는 ‘로컬디자인무브먼트’라는 작은 청년 기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다.
도시재생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도시재생 방식과 달리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촉발된 수익모델이 지속 가능한 사업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이 도시재생의 새로운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재생 스타트업은 청년들이 주축이 된 소규모 도시재생회사다. 운영방식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한다는 이유로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빗대 ‘도시재생 스타트업’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현재 로컬디자인무브먼트·블랭크·앤스페이스·어반하이브리드 등 서울의 10여개 업체를 중심으로 전국 3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전문 영역을 기반으로 설립된다. 다만 이에 머무르지 않고 경계를 허물며 다른 영역과 연계해 사업을 진행한다. 가령 건축을 기반으로 설립된 로컬디자인무브먼트는 유휴 공간을 꾸밀 기획과 설계를 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 상점의 브랜드를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찾는 등 다양한 영역과 접점을 찾아 지역밀착형으로 다가간다.
이는 도시재생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예컨대 블랭크는 지역 주민을 위한 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등 일종의 지역연구소 기능도 맡는데 이들이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젊은 부부가 30여년 된 ‘동네서점’을 인수해 지역 커뮤니티로 변화시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내려주는 예산과 기획에 의존한 재생사업이 일회성에 그칠 우려가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윤주선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도시재생이 단순하게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꾸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의 유휴 공간을 연계하고 다양한 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시재생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도시재생회사의 지원과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용역연구 ‘도시재생사업 종합관리체계 구축방안’ 보고서에서도 “자체 수익사업을 운영해 행정으로부터의 보조금 비중을 감소시켜 지속성을 향상시킨다”며 도시재생회사의 육성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재생을 위해 청년층들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을 주목하는 한편 지속적인 도시재생을 이끌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