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핫 치킨 라면 챌린지(hot chicken ramen challenge)’ 또는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를 치면 라면을 먹고 매워서 쩔쩔매는 외국인들의 동영상이 넘쳐난다. 주로 불닭볶음면·팔도불짬뽕 등 한국산 매운 라면을 먹는 모습을 찍은 것들이다.
‘챌린지’라는 단어에서 짐작되듯 매운 라면을 먹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단순한 시식이 아니라 모험이다. “중독성이 강한 한국의 매운맛에 도전해보자”는 식이다.
중국과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에서는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따라 할 정도로 유행인 모양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이슬람권에서도 한국 라면이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중독성 있는 매운맛과 한류 열풍, 합리적인 가격이 어우러진 결과다. 여기에 지난 2010년 이후 우리 라면 업체들이 할랄 인증 획득 등을 통해 쉼 없이 이슬람 시장을 두드린 덕분이다. 소고기 대신 단백질을 이용해 수프를 만들고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야채라면을 내놓으며 불모지를 개척했다. 지금은 불닭볶음면까지 할랄 인증을 얻은 상태다.
이런 노력을 생각하면 지난해 인도네시아로의 라면 수출액이 1,126만달러로 2015년에 비해 3.5배, UAE 수출이 2배가량 늘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성과다. 1970년대 미국, 1980년대 일본과 러시아, 1990년대 유럽 및 동남아에 이어 이제 무슬림 시장까지 뚫었으니 한국 라면을 글로벌 식품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수출 규모나 수출국이 이를 입증한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2억9,041만달러로 3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출국도 최대 면류 소비국인 중국을 비롯해 130여개국에 달할 정도다. 치밀한 전략과 제품력으로 세계 영토를 넓혀가는 ‘한국 라면’의 진격이 뿌듯하다. /임석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