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이 강해지면서 연초부터 주택연금 가입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가입 요건이 완화된데다 다음 달부터 월지급액이 줄어든다는 점도 가입자 증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주택연금 신청 건수는 1,5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 건수(637건) 대비 150%나 증가했다. 주택연금 신청 이후 가입이 진행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신청 취소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신청 건수로만 비교해보면 매우 큰 폭의 증가세다.
주택연금은 지난해 총 1만309명이 가입하며 처음으로 연간 가입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연초부터 주택연금 수요가 몰리면서 노후대비 준비물로서 주택연금이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올 들어 주택연금 가입자가 폭증한 것은 다음 달 가입자부터 월지급액이 줄어드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는 앞서 부동산 가격 하향 전망세 등을 반영해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월지급액을 일반 주택의 경우 기존 대비 평균 3.2%, 노인복지주택은 평균 1.3%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60세가 3억원짜리 집을 주택연금(일반주택, 종신지급방식, 정액형 기준)으로 전환할 경우 월 지급액이 기존에 68만1,000원에서 62만9,000원으로 5만2,000원이 줄어든다. 주금공 관계자는 “주택연금 잠재 수요자들이 월지급액 감소 이전에 가입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연금은 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일 경우 가입할 수 있으며 1주택 보유자 또는 보유주택 합산가격이 9억원 이하인 다주택자가 대상이다. 주택을 주금공에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 연금을 받는 방식이다.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주택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계속 동일하게 지급되기 때문에 가입한 시점이 가장 중요하다. 주택가격 가입 시 결정된 월지급액은 향후 주택가격 상승률 등을 이미 반영하여 산출된 금액이므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해도, 가입 시점에 결정된 월지급액 수준은 변동 없이 동일하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또한 가입 후 주택가격이 오르는 경우에도 가입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가입자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더라도 주택은 여전히 가입자의 소유이며 주택가격이 오르면 가격상승분은 후손에게 귀속된다. 당분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예측되는 가운데 올해 주택연금 가입 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