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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제' 엇갈린 희비

페더러, 4년 6개월만에 메이저 우승 

우즈, PGA 복귀전서 4오버 컷 탈락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황제’ 수식어를 달고 있는 현역선수는 단 두 명이다.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그들이다.

새해 스포츠계가 황제들의 복귀로 뜨겁다. 페더러와 우즈는 나란히 비슷한 시기에 컴백 무대에 나섰다. 페더러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으로, 우즈는 30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으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둘 다 전성기 못지않은 구름팬들을 몰고 다니며 화제를 모았지만 결과는 극과 극이었다. 페더러가 오랜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과의 결승 끝에 호주오픈을 제패, 완벽한 부활을 알린 반면 우즈는 예선에서 탈락해 쓸쓸하게 돌아섰다.


페더러

숙적 나달 꺾고 호주오픈 제패

메이저 男단식 18승 최다 경신

무릎 부상 탓에 지난해 7월 시즌을 조기 마감한 페더러는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3시간37분 혈투를 3대2(6대4 3대6 6대1 3대6 6대3) 승리로 마무리, ‘황제의 귀환’을 선언했다. 우승상금은 370만호주달러(약 32억5,000만원). 2012년 윔블던 이후 4년6개월 만의 메이저 트로피였다. 7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로 호주오픈을 품은 페더러는 4대 메이저 중 3개 대회에서 5회 이상 우승하는 최초 기록도 작성했다.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세계랭킹 17위로 복귀전에 나섰던 그는 30일 발표된 랭킹에서 10위로 올라섰다.

테니스에서 30대 중후반은 환갑을 지난 나이다. 그러나 페더러는 니시코리 게이(5위·일본)와의 16강과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와의 4강에서 모두 5세트 혈전을 치르고도 나달과의 풀세트 승부에서 서브 에이스 20개를 꽂아넣었다. 경기 막판 허벅지 통증 탓에 메디컬 타임아웃을 쓰고나서 장기인 포핸드 스트로크는 오히려 더 예리해졌다. 17회로 테니스 메이저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던 페더러는 18회로 기록을 늘렸다.

우즈


허리수술 뒤 첫 공식대회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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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두바이서 명예회복 노려

‘18’은 누구보다 우즈가 간절하게 원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골프의 역대 메이저 최다승 기록이 바로 18승이다. 우즈는 2008년 6월 US오픈에서 메이저 14승째를 달성하며 18승을 재촉했지만 그의 ‘메이저 시계’는 8년 넘게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18승 기록을 보유한 ‘골프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트위터에 페더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메이저 18승 클럽’ 가입을 축하했다. 우즈는 그토록 받고 싶어 하던 축하를 절친한 사이인 페더러에게 뺏긴 셈이다.

허리 수술 뒤 17개월 만에 PGA 투어 공식 복귀전에 나선 우즈는 30일 끝난 대회 순위표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우즈는 일찌감치 28일 2라운드 뒤 컷 탈락해 짐을 쌌다. 첫날 티샷 난조로 4오버파 공동 133위로 밀려났던 그는 2라운드에는 이븐파로 나아졌지만 컷 통과기준에는 4타나 모자랐다. 최종합계 13언더파의 존 람(스페인)이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PGA 투어 첫 승을 올렸다.

우즈로서는 페어웨이 안착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잡히지 않던 티샷이 이틀째 들어 70%대로 나아진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더 많은 실전경험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긴 우즈는 다음달 2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두바이데저트 클래식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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