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Science & Market] 인공지능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양질의 알고리즘·데이터 통해

中 학계 연구·기업 진출 활발

DRAM 분야 선도해온 한국

산학연 연계로 성과 이어가야





‘2017년 인공지능 관련 전망’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바로 중국의 부상이다. 지난해 10월 백악관이 발표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을 기점으로 ‘딥러닝’ 분야에서 중국인들이 발표한 논문의 수와 인용된 논문의 수가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기술 발전의 척도를 논문의 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연구 열기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분야를 이끌고 있는 저명한 연구자들 중에 중국인이 꽤 많으며 그들의 자리 이동이 뉴스가 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3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인터넷 관련 사업의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구글·페이스북·아마존과 같은 미국의 IT 기업들처럼 인공지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성과를 내고 있다. 벤처 창업 및 투자 열기 역시 실리콘밸리 못지않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특화된 검색엔진을 무기로 중국 시장에서 약 8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바이두는 무인자동차 및 O2O(Online to Offline)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미 5년 전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고 인재 영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 Brain’ 개발을 이끌었던 스탠퍼드대의 ‘앤드루 응’ 교수를 최고 과학 책임자로 2015년 영입했으며 올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공지능 및 봇 관련 전략을 이끌었던 ‘치루’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시켰다. 바이두는 음성인식·영상인식, 자연어 처리 및 사용자 분석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들이 개발한 음성인식 알고리즘은 28개 언어에 대한 처리가 가능하며 한자의 구조문제로 인한 키 입력의 불편함을 음성으로 해소시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PC 및 모바일에서 8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중국 최대의 메신저 및 게임 퍼블리싱 기업인 텐센트는 다소 늦은 지난해 4월에야 인공지능 연구소를 만들었지만, 박사급 연구원들을 바탕으로 세계 수준의 연구결과를 내놓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개인화된 추천, 영상인식, 비전을 이용한 강화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의료에 접목한 벤처기업들에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넘어 로봇·AI,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신들을 빅데이터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처리, 분석 및 관리를 위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소매 플랫폼을 마련했다. 전자상거래 시장 극대화를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화된 검색 및 추천 시스템, 효율적인 물류를 위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결합 등 다양한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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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들의 창업 및 투자 분위기 역시 활발하다. ‘주목할 만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5곳’ 중에 중국 업체 2곳이 포함돼 있으며 이중 아이카본엑스(iCarbonX)는 6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는 등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못지않다. KPM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 전 세계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주춤해진 반면 중국에서는 꾸준히 투자가 늘었고 올해에도 많은 투자가 예상된다.

인공지능에 필요한 것은 우수한 알고리즘과 양질의 데이터이다. 중국 선도기업들은 엄청난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시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계 연구원들을 통해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환상적인 결합이 가능하기에 올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충분히 예상된다.

우리에게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비록 인공지능 기술이 그간 많은 발전을 했지만 아직은 성숙된 기술이 아니고 연구할 분야도 매우 많으며 획기적인 알고리즘이 나올 때마다 이전 연구를 무색하게 만들며 점프하듯이 발전해왔다. DRAM 분야에서 산학연 연대를 통해 성과를 냈고 이후 선도해왔듯이 대학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학생과 교수의 수를 늘리고 기업 및 정부연구소와 끈끈한 연계를 통해 함께 노력해 ‘한국의 부상’이라는 전망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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