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신생기업(스타트업)의 숫자가 1년 새 두 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활용 등 기술형 창업이 확산되면서 투자유치액도 전체 스타트업의 10.9%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물류 스타트업이 지난 2015년 40개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 80개사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1년 만에 스타트업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벤처캐피털·엔젤투자자 등이 투자한 건수는 19건으로 전체 투자 규모(258건) 중 7.4%를 차지했고 투자유치액도 1,086억원으로 전체(9,980억원)의 10.9%에 달하는 등 시장에서 사업성도 인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 스타트업’이란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한 신생 물류기업을 뜻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달 또는 배송 서비스를 직접 또는 중개 대행하는데 전통적인 기업 간 거래(B2B) 개념의 물류에서 벗어나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이 주요 생태계다. 초기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O2O) 기반 배송 서비스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무인 보관, 자동 계측,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류 최적화 등 기술형 창업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나아가 유통·물류기업과 다양한 형태로 협업해 기존 기업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오토바이 퀵서비스 스타트업인 원더스는 11번가와 협력해 서울 시내 주요 지역으로 주문 시 110분 안에 무료 배송하는 ‘110분 특급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정보기술(IT) 기반 물류업체인 메쉬코리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인터넷 쇼핑몰 상품을 서울 지역으로 3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금액으로 보면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570억원으로 지난해 가장 많은 금액을 유치했고 이어 메쉬코리아(130억원), O2O 앱 ‘띵동’을 운영하는 허니비즈(120억원), 화주·운송주선인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레드링스(20억원) 등의 순이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물류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초기 창업자의 부담을 낮추는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전통 물류 산업이 첨단 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물류 스타트업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융합형 인재 양성, 창업환경 기반 조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