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전 세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 신문도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교황청 산하 신문인 오세르바토레 로마노는 1일(현지시각)자 신문 1면에 ‘폐쇄는 진보가 아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은 이민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경제력을 키웠고 정치적 영향력도 갖게 됐다”며 “미국의 경제계 지도자들이 반이민 조치에 반발하는 것만 봐도 이민자들이 귀중한 자원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이민자에게 문을 닫는 것이 잠재적으로 중요한 국가 자원을 뺏는 것과 같은 의미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가톨릭을 포함해 시민사회의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이민 정책은 경제 분야에 악영향을 미침과 더불어 그동안 인권을 보호해온 미국의 전통에 반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과 난민의 미국 입국을 일정기간 금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자 교황청 관계자들도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교황청 국무 부장관을 맡고 있는 안젤로 베치우 대주교는 이탈리아 가톨릭방송인 TV2000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서로 다른 문화를 잇는 다리를 만들어야지, 벽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직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그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에 우려를 밝혀 왔다. 교황은 지난해 2월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공약을 두고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건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