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의료진이 국내 최초로 팔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3일 대구시와 W병원에 따르면 우상현(사진) 대구 W병원장과 수부미세재건팀, 이준호 영남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등 의료진 25명이 지난 2일 영남대학교 병원 수술실에서 10시간 동안 팔 이식수술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접합을 마쳤다.
이번 이식수술은 40대 뇌사 남성의 가족이 팔 기증을 결정하면서 급박하게 진행됐으며,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30대 남성에게 기증됐다. 뇌사자에게서 적출된 팔은 이식자의 혈관·근육·뼈·신경 등과 연결됐으며, 앞으로 근육과 신경이 되살아나면 이식수술이 완벽하게 성공한 것으로 판정된다. 의료진은 예후가 성공적일 경우 컵에 물을 따르거나 가벼운 짐을 드는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팔 이식수술은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70여건만 시행된 미세접합 분야 최고 난이도 수술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인도에서 최초로 시행됐을 뿐 의료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시행되지 못했다.
수술을 집도한 우 원장은 “팔 이식수술의 핵심은 동맥정맥혈관의 미세문합(혈관 또는 신경·장기 등이 연결돼 있는 상태), 손의 감각 및 근육 회복에 필요한 신경재생”이라며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앞으로 면역억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0년 팔 이식수술을 외상 등에 따른 조직 결손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의료기술로 지정했다. 현행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는 이식대상 장기에 팔이 포함돼 있지 않아 팔 이식수술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 대구시는 팔 이식수술을 ‘메디시티 대구’의 대표 의료기술로 선정하고 팔 이식을 위한 기증자 모집 홍보 등 을 지원해 왔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