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불붙은 집값 논란] 전국 아파트값 1년만에↓..."대세 하락 징후" VS "일시적 조정"

■1월 중위가격 0.06% 내려

강남지역 465만원 떨어져 금액으로는 최고 낙폭

서울 거래량도 16.6% 줄어들어 4년만에 최저치

"공급과잉 등 영향 지방 중심 본격 침체기 들어서 "

"하락 국면 판단 일러...3~4월 상황까지 지켜봐야"



전국 아파트 가격이 1년 만에 하락했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 1월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4년여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그동안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올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5일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319만원으로 전월(3억337만원)에 비해 18만원(0.06%) 하락했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하며 평균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주택의 영향을 덜 받는다. 이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낙폭이 가장 컸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9,585만원으로 전월(5억9,828만원)에 비해 243만원(0.41%) 떨어졌다. 특히 부동산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끈다.

강남 지역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7억3,617만원으로 전월(7억4,082만원)에 비해 465만원(0.63%) 하락했다. 수도권 지역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3억9,784만원으로 전월(3억9,860만원)에 비해 76만원(0.19%) 떨어졌다.

지방에서는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경북과 경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북 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억5,162만원으로 전월(1억5,273만원)에 비해 111만원(0.73%) 하락했으며 경남은 1억9,950만원에서 1억9,863만원으로 87만원(0.44%) 떨어졌다. 이외에 대구가 91만원(0.37%) 하락했으며 충남은 35만원(0.22%), 충북은 27만원(0.17%) 떨어졌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527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431건)에 비해 16.6% 거래가 줄었으며 2013년 8월(3,149건) 이후 40여개월 만에 최저치다. 1월 기준으로는 2013년(1,196건) 이후 4년 만에 가장 거래량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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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가 동반되면서 지난 몇 년간 활황기를 보냈던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통 부동산 시장은 6~7년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3년간 하락하는 추세가 반복된다”며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대도시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을 겪은 후에 다시 자산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큰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계속해서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직은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도 1~2월에는 거래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며 “현재까지는 추세적인 하락 때문인지 계절적인 요인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3월 이후 거래량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지난해 4·4분기에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다시 매물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지난해에 비해 수급 상황이 안 좋아진 것은 분명한 만큼 3~4월에도 거래량이 늘지 않고 가격이 약세를 이어간다면 추세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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