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무섭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강자는 뒷걸음 치는 반면 화웨이, 아마존, 레노버 등 후발 3총사가 약진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 6,350만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반의 수요 감소 속에서도 후발 3총사들은 도리어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 화웨이는 49%, 아마존은 21%, 레노버는 16%의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들 3총사는 선발주자들이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며 선발주자들로부터 소비자를 빼앗아 성장을 도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계 시장 분석기관 IDC는 “소비자 사이에서 가격이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화웨이는 태블릿에 휴대폰의 연결성을 탑재한 기능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중동 사업을 잘 해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선두주자들은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애플은 같은 기간 19%가 줄어든 1,300만대를 출하하는 데 그쳐다. 삼성전자도 사정이 비슷해 같은 기간 출하량이 10% 감소한 800만대로 집계됐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시장점유율(12.9%)은 후발 3총사(도합 12.9%)에 따라잡혔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애플(점유율 23.2%)도 왕좌 유지를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기능성을 강화한 신제품으로 올해 추격을 따돌리려고 준비 중이다. 이달말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3만에 전용 스타일러스인 ‘S펜’이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시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태블릿시장이 점차 저가의 저수익형으로 변화하고 있고, 대화면 스마트폰 등에 밀려 퇴조하고 있지만 관련 제조사들은 시장을 버리지도 못하는 ‘계륵’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IDC의 라이언 레이스 부사장도 “전용 키보드가 없는 일반 태블릿(슬레이트 태블릿)은 지역 관계 없이 전 세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단순성과 낮은 비용으로 여전히 태블릿 시장의 가능성이 있지만 높은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