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동양생명-채권단 불협화음…점점 꼬이는 '육류대출' 해법

동양생명 채권단 합류 놓고 이견

내일까지 결정후 매각절차 진행

6,000억원 규모의 육류담보대출 사기로 제2금융권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금융사 간 파열음에 따라 피해 수습 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동안 독자 노선을 고집해오던 동양생명이 최근 채권단에 합류 의사를 밝혔지만 합류 조건에 대한 의견 다툼으로 정작 중요한 피해 수습 과정이 오히려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동양생명은 HK저축은행·효성캐피탈 등 동양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 금융사들로 이뤄진 채권단에 합류 의사를 전달했다. 유통기한 3개월 미만 수입 육류를 다루는 사안인 만큼 채권단은 해당 고기들을 우선 공동으로 매각해 대금을 확보한 뒤 금액 분배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동양생명이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채권단 협약서의 일부 세부 조항에 대해 개정을 요구하면서 합류 여부가 약 3주째 결론지어지지 못한 상태다. 기존 채권단은 이미 완성된 협약서에 대해 동양생명이 딴죽을 거는 데 불만을 품은 반면 동양생명은 최대 채권자이자 최대 피해자인 만큼 세부 조항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어 양측이 감정싸움 양상도 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단독 대응한다더니 뒤늦게 와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만 한다”며 “세부 조항 중 문제가 될 만한 게 있는 것이 아니라 불리한 상황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양생명 관계자는 “피해 금융사 중 유일하게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느라 채권단 합류가 늦었다”면서 “지난주에도 채권단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했고 계속해서 협의해나가는 중”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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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육류 매각까지 늦어져 일부 피해 회복이 더 어렵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창고에 보관된 담보물들에 대한 정확한 실사 작업 결과를 채권단이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결과) 보고서는 1월 말에 완성됐지만 동양생명 합류 협상으로 보고서 비용 지불 주체가 불명확해지면서 회계법인 측에서 실물 보고서를 내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담보 대출 육류들의 유통기한이 점점 임박하면서 채권단과 동양생명은 오는 7일까지 합류 여부를 최종 결론짓고 매각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7일까지 협상이 안 된다면 채권단끼리 얽힌 고기를 확인하고 이들부터 우선 팔아 대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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