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유일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보증보험을 상장시킨 후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독점인데다 매년 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5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지분 93.8%의 매각 방향을 논의했다. 공자위는 우선 비상장사인 서울보증보험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소수지분 매각부터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증보험시장 개방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매각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다만 보증보험시장 개방 여부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당장 기업공개 및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 매각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에 시동을 건 것은 우리은행 매각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매각 이후 입장도 바뀌었다. 실제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진행하던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곽범국 예보 사장은 “서울보증보험 민영화는 당분간 미루는 것으로 금융당국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윤창현 공자위 민간위원장 역시 “(서울보증보험) 매각 문제는 중장기 과제로 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민영화에 성공한 뒤 서울보증보험 매각을 위한 밑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린다는 게 당국의 복안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98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해 서울보증보험으로 출범시키면서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현재 배당 등으로 회수한 금액은 3조4,35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