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포인트뷰] ‘신혼일기’ 안재현·구혜선 진짜 부부의 ‘삼시세끼’가 나영석 PD의 전작과 다른 이유

3일 첫 방송된 tvN ‘신혼일기’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나 JTBC ‘님과 함께’처럼 가상결혼이 아닌 안재현과 구혜선이라는 실제 부부의 결혼생활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신혼일기’는 ‘우리 결혼했어요’ 류의 가상결혼 프로그램보다는 나영석 PD의 전작 ‘삼시세끼’를 오히려 더 닮아있었다.

3일 첫 방송된 ‘신혼일기’는 실제 부부인 안재현과 구혜선이 제작진이 마련해준 강원도 인제 산골의 집에서 겨울을 나는 이야기를 그린 리얼 예능. 3일 첫 방송에서는 안재현과 구혜선이 인제의 신혼집으로 와서 겨울을 날 준비를 하고, 진짜 부부답게 흉허물없는 모습으로 하루를 지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tvN ‘신혼일기’ 안재현 구혜선 부부 / 사진 = tvN ‘신혼일기’ 방송화면 캡처tvN ‘신혼일기’ 안재현 구혜선 부부 / 사진 = tvN ‘신혼일기’ 방송화면 캡처





예능적 관점에서는 ‘신혼일기’는 나영석 PD의 전작인 ‘삼시세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승원과 유해진, 이서진과 에릭 등 세끼하우스를 찾던 집주인이 안재현과 구혜선이라는 실제 부부로 바뀌었을 뿐 이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행동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작은 규모지만 직접 텃밭에서 농사도 지어서 직접 밥도 해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다.

나영석 PD의 예능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도 이런 부분이다. 이야기의 진행을 위한 미션도 존재하지 않고, 그저 별다른 자극 없이 출연자들이 자유롭게 지내는 모습을 촬영하고 편집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나영석 PD의 연출 스타일이 잔잔하고 편안해 보기가 좋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과도한 자막과 반려동물을 이용해 웃음을 만들어내는 나영석 PD의 연출 스타일이 유치하다는 의견도 같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신혼일기’는 비슷한 일상을 보내더라도 나영석 PD가 바라보는 시선에서 ‘삼시세끼’와는 명백하게 다른 방향성이 느껴진다. ‘삼시세끼’는 농사를 짓거나 낚시를 해서 식재료를 구하고 밥을 차려먹는다는 행위에 포커스를 맞춘 반면, ‘신혼일기’에는 자연스럽게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나오지만 먹는다는 행위 그 자체에 중점을 두지는 않는다.

관련기사



‘신혼일기’는 그 대신 제목처럼 안재현과 구혜선 부부의 자연스러운 일상에 좀 더 카메라를 들이댄다. 안재현에게 구박하며 피아노를 가르치고, 남편에게 발냄새를 맡아보라며 발을 들이대는 구혜선의 모습이나, 알아서 집안살림도 척척 도맡아 하는 성실한 모습부터 허당기 다분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안재현의 모습 등은 이들이 진짜 부부이기에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들이며 ‘신혼일기’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래서 나영석 PD는 첫 방송에서 과감하게 이야기의 분량을 뺄 수 있는 요소들을 생략한다. ‘삼시세끼’라면 이들이 사전에 인제를 방문해 겨울나기 준비를 하는 모습만으로도 2회 정도의 방송분량을 만들어냈겠지만, ‘신혼일기’는 겨울나기보다 이들 부부의 일상이 더 중요했기에 그런 부분을 과감하게 넘겨버린다.

기존의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 나영석 표 예능에서 보여주던 PD나 제작진의 개입 역시 최소화했다. ‘신혼일기’의 첫 방송에서는 제작진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재현과 구혜선 부부의 아기자기한 일상만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예능으로서 진짜 부부를 앞세웠다는 참신함외에는 사실 그렇게 파격적이고 새로운 요소는 없지만, 나영석 PD의 전작들에 비해 한층 아기자기하고 따스해진 시선이 느껴진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원호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