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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뷰] '내일 그대와' 타임슬립 미스터리와 로코의 성공적 결합…'시그널'과는 달랐다

tvN 새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는 시작부터 부담감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작 ‘도깨비’가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케이블 드라마 역대 시청률 신기록을 달성했고,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는 타임슬립 설정과 주연배우 이제훈의 존재감으로 인해 이번에는 1년 전 방송된 ‘시그널’과도 비교를 당해야만 했다.

이런 부담되는 상황 속에서도 ‘내일 그대와’는 첫 주에 타임슬립에 얽힌 미스터리와 로맨틱코미디라는 상반된 두 장르를 훌륭하게 매치시키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tvN이 만드는 또 하나의 명품 드라마 탄생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tvN ‘내일 그대와’ / 사진 = tvN ‘내일 그대와’ 방송화면 캡처tvN ‘내일 그대와’ / 사진 = tvN ‘내일 그대와’ 방송화면 캡처





‘내일 그대와’는 시간여행자인 유소준(이제훈 분)과 그의 죽음에 얽힌 여인 송마린(신민아 분)의 두 사람을 전면에 내세운다. 시간여행을 통해 미래의 정보를 미리 얻어내 그것으로 젊은 나이에 큰 돈을 벌게 된 유소준은 2019년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소준은 선배 시간여행자(조한철 분)의 도움으로 자신과 같은 시각에 죽음을 맞이한 여인을 찾아나서고, 아역배우 출신으로 지금은 사진작가 지망생인 송마린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유소준은 송마린이 죽으면 자신도 죽는다는 생각에 우연을 가장해 송마린의 앞에 드리워진 죽음의 순간들을 자꾸 엇나가게 만든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보면 ‘내일 그대와’는 바로 1년 전 이제훈이 출연했던 tvN 드라마 ‘시그널’을 조금 더 말랑하게 만들어놓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당 부분이 겹쳐진다. ‘시그널’에서 현재의 이제훈이 과거에서 조진웅이 죽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면, ‘내일 그대와’에서는 이제훈이 신민아가 죽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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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뚜껑을 연 ‘내일 그대와’는 이야기의 결부터 진행까지 상당 부분에서 ‘시그널’과 차이를 보였다. ‘시그널’이 미제사건을 중심으로 한 사건해결의 과정을 통해 조진웅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에 서서히 접근해간다면, ‘내일 그대와’ 역시 2009년 남영역 전철 폭발사고부터 시작해 2019년의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거대한 미스터리를 던져놓지만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은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리듬을 따르고 있다.

tvN ‘내일 그대와’ / 사진 = tvN ‘내일 그대와’ 방송화면 캡처tvN ‘내일 그대와’ / 사진 = tvN ‘내일 그대와’ 방송화면 캡처


‘내일 그대와’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편안하게 힘을 뺀 신민아의 연기다. 한 때는 CF 이미지가 전부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연기적인 면에서는 호평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KBS ‘오 마이 비너스’에서 배우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 후 들어온 ‘내일 그대와’에서 신민아의 로코연기는 정말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애잔하다.

반면 이제훈의 연기에는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 ‘시그널’에서는 김혜수와 조진웅이라는 쟁쟁한 선배배우들과 연기력을 비교당하며 더욱 아쉬움이 눈에 띄긴 했지만, ‘내일 그대와’에서도 이제훈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시그널’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연기에 불필요한 힘이 느껴진다. 이런 이제훈의 모습은 편안하게 힘을 뺀 신민아의 연기와 대조를 이루며 분명 아쉬움을 남긴다.

경쾌한 로맨틱코미디의 흐름 속에서 ‘내일 그대와’는 제법 선 굵은 미스터리를 던진다. 아직 정체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선배 시간여행자 조한철의 존재부터 2009년 전철사고와 2019년 교통사고 사이의 상관관계 등이 아직 거대한 떡밥으로 남아있다. 미스터리와 로맨틱코미디라는 극과 극의 흐름을 한 작품 내에서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내일 그대와’는 이 어려운 흐름을 초장에 잡아내며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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