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국내 제2의 도시인 부산에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에 돌입한다. 올 봄 롯데의 강남사옥 이전과 수도권 프리미엄아웃렛의 잇단 개점으로 서울 강남 및 남부 수도권에서 치열한 맞불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부산에서 먼저 한 차례 승부에 나서는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올 하반기 증축을 완료하고 본관 리뉴얼을 마무리한다. 증축이 이뤄지면 부산 본점은 현재보다 2만 4,800㎡(7,500평)이 늘어난 8만 4,960㎡(25,700평)로 40%가량 확대된다.
부산 대첩을 앞두고 롯데는 지금까지 서울에만 점포를 내 온 명품관 ‘에비뉴엘’을 부산까지 확장하는 카드를 꺼냈다. 기존 롯데호텔 1개 층에서 운영해 온 명품관은 호텔 2개 층 등 총 3개 층으로 늘어나고, 브랜드를 전면 확대해 명실공히 명품 전용관에비뉴엘로 탈바꿈한다. 롯데 에비뉴엘은 명품관다운 브랜드 구성과 넓은 공간, 소비력 등이 뒷받침돼야 해 지금까지 서울 명동 소공본점, 잠실 롯데타워점 등 2개 점에서만 운영돼 왔다.
롯데는 또 브랜드 동선을 허물고 체험형 디스플레이 기능을 높이는 ‘프리미엄라이프스타일 백화점’으로 부산 본점을 일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리빙·생활 전문관인 메종관, 각종 신발을 모은 슈즈 전문관 등 라이프 스타일 전문관을 국내 최대급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당초 롯데는 서울 명동의 소공본점을 증축, 롯데형 라이프스타일 백화점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본점 증축 허가가 차일피일 미뤄져 부산본점이 롯데의 미래형 매장을 첫 확인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센텀시티점을 증축, 시내 면세점을 확대 이전하는 등 지역 내 세 확장에 전력을 다해 왔다. 2009년 센텀시티점의 오픈 아후 롯데와 신세계는 부산 백화점 매출 순위를 둘러싸고도 매해 미묘한 갈등을 빚어왔다.
롯데의 이 같은 변신은 현지 소비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관 증축에 앞서 올 초 리뉴얼한 식품관 ‘푸드 애비뉴’는 유명 맛집 20여 개 등 총 205개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지역 명소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식품관은 ‘바이 로컬-잇 글로벌(Buy Local-Eat Global)’이라는 슬로건 하에 신선한 로컬푸드를 확대하고 부산 백화점 최초로 놀이와 식사를 함께 하는 키즈카페 ‘릴리펏’ 등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송정호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장은 “지역 내 돌풍을 일으킨 식품관에 이어 전관 리뉴얼 이후에도 지역 최고의 프리미엄 백화점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