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와 같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가야 할 때다. (행장 인선으로) 신한 최강의 팀을 구성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7일 이번 신한은행장 인사에 대해 신한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선택했다는 방증으로 신한 ‘최강팀’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점에서 열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 이후 기자들을 만나 “은퇴하는 사람은 후임자를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조 회장 내정자와 위 행장 후보자는 신한이 구성할 수 있는 최강의 팀”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경위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신한은행장 후보로 단수 추천해 사실상 내정했다.
한 회장은 “차기 회장이 능력과 리더십이 있고 중립적인 성향의 인물이 됐으니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철저히 능력 있는 인물을 꼽아야 한다”며 “위 후보자는 신한카드 사장으로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자경위의 위 사장 추천 이유에 대해 한 회장은 철저히 실적에 방점을 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위 내정자는 신한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사장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은행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을 고루 갖춘 인사”라며 “카드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빅데이터(Big Data) 경영 선도를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등 경영능력이 입증된 후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작심한 듯 이번 인사로 신한사태로 일컬어지는 신한의 과거에 종지부를 찍었음을 분명히 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가 생긴 이후 6년 6개월이 지났고 차기 회장이 취임하면 신한사태 이후 3대째 회장인데 이 시점에서 과거를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경쟁이 치열하고 KB금융이 바짝 따라오는 등 엄중한 시기에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면서 “능력에 비중을 두고 인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조 회장 내정자와 위 후보자의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신한은 내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지주가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이가 안 좋을 수 없다”면서 “외부에서 인사를 하면 사이가 안 좋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신한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위 후보자의 임기는 2년으로 임기가 3년인 조 내정자가 위 후보자의 연임을 결정하기 때문에 회장과 행장 간 마찰은 기우라는 설명이다.
한편 한 회장은 퇴임 이후 거취에 대해 “회장에서 깔끔하게 물러난 뒤 고문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나오는 명예회장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명예회장은 지시의 의미가 있다면 고문의 역할은 조언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