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술값 ‘5,000원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출고가 인상으로 소주 가격이 5,000원까지 오른 데 이어 생맥주 가격도 5,000원으로 뛴 것이다. 이 이면에는 빈 병 보증금 인상에다 출고가가 5~6% 오르면 판매가는 20 ~ 30% 상승하는 유통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 가격이 오른 데 이어 서울 시내 주요 음식점과 주점이 최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 선에 판매하던 500㎖ 생맥주 가격을 각각 500원에서 1,000원씩 인상했다. 일부 매장은 5,000원으로 가격을 껑충 올리는 등 음식점과 주점이 일제히 생맥주 가격 인상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맥주 가격을 인상하면서 업소용 생맥주(20ℓ) 출고가를 3만5,000원에서 3만8,150원으로 올렸다. 주류 도매상을 통해 공급받는 가격이 4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잔당 원가는 1,000원 내외에 불과하다. 출고가(생맥주 기준)는 9% 올랐지만 판매가는 2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평균 5~6% 올랐다”며 “하지만 판매가는 20~30%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격이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트진로(000080)의 소주 ‘참이슬 후레쉬(360㎖)’를 기준으로 보자. 출고가는 1,115원70전이다. 주류 도매상은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사와 음식점과 주점에 10~20%가량의 마진을 붙여 1,300~1,400원에 공급한다. 이렇게 공급된 소주 가격은 식당에서 3배가 넘는 5,000원에 판매되는 셈이다.
최종 단계에서 가격이 이처럼 뛰는 이유는 인상 단위가 달라진 점이 작용한다. 예전에는 출고가가 인상되더라도 500원씩 가격을 올렸는데 현재는 1,000원이 기본 단위가 됐다. 식당들은 이 이유로 인건비와 임대료 인상 등을 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중 음식점과 주점들이 술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참이슬 후레쉬의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1,130원에 판매되고 있다. 슈퍼마켓에서도 1,200원에 안팎에 팔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의점도 1,700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