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8일 가방 제조업체 A사의 백화점 판매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백모(37)씨 등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수료의 상한이 정해져 있고 매출이 부진해도 일정 수준의 보수를 받은 점, 본사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근무상황을 점검한 점 등이 근로자성을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A사의 백화점 매장판매원으로 근무하던 백씨 등은 회사가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자 지난 2013년 소송을 냈다. 1심은 “회사가 일정액 이상의 수수료 지급을 보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며 판매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회사가 판매원들에 대해 4대 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험료를 낸 적이 없고 판매원들이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등을 보면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엇갈린 판단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이날 박모(43)씨 등 39명이 A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도 같은 취지로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