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右의 실종...보수 왜 지지 못받나

1. 선동에 밀리고, 혁신 못하고, 종북몰이만...'게으른 보수'에 등돌려

2. 유권자들 관심 이끌어 낼 어젠다 선점 실패

3. 컨트롤타워 사라져 野 대 野 대선구도 자초

4. 탄핵정국에 '프레임 전쟁'서도 야권에 뒤져





유승민, 거제 대우조선해양 방문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바른정당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8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17.2.8       ima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방부대 방문한 남경필 경기지사  (연천=연합뉴스) 2일 오전 바른정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기도 연천군 육군 28사단 수색대대를 방문, 장병들을 위문한 뒤 군인 처우 개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7.2.2 [남경필 경기지사 대선 캠프 제공=연합뉴스]  wysh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황교안 ‘묵묵부답’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지지율 상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다. 2017.2.6      sco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보수·우파가 실종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잡는 것이 시급하지만 한국 보수는 국민을 설득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보수를 대표하는 유승민(위부터)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보수·우파가 실종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잡는 것이 시급하지만 한국 보수는 국민을 설득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보수를 대표하는 유승민(위부터)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한국 정치를 지배했던 보수·우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진보와 우파가 균형을 맞추며 시소게임을 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 정치는 진보 쪽으로 ‘정치 운동장’이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보수진영은 뚜렷한 대안 없이 야권 주도로 대선정국이 흘러가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우파 전체가 혁신과 어젠다 선점 노력을 게을리하면서 자초한 결과라는 점에서 진영 내부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수·우파가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기울어진 판을 뒤집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①현실에 안주하는 게으른 보수=대선정국에서 우파가 실종된 근본 원인으로는 보수진영 스스로 ‘안전지대(comfort zone)’에 안주하면서 혁신을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는 점이 지목된다.

실제로 범보수로 분류되는 대권후보들이 야권 주자를 향해 비판을 가하는 분야는 대부분 외교·안보와 남북관계에 집중돼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문제 삼고 군 복무기간 단축을 포퓰리즘 공약으로 지적하는 식이다.

이 지적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야권으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철 지난 종북몰이’라는 딱지다. 색깔론으로 몰아붙이면 집토끼는 아무 문제 없이 지킬 수 있다는 과거 논리로 일관하다가 되레 역공을 받고 있는 셈이다.

반면 보수·우파가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분야인 시장경제와 친기업 가치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를 부정하고 야권 주자들에게 동조해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면서 유권자들로부터 환심을 사지 못하고 있다.

②어젠다 선점도 진보에 빼앗겨=어젠다 선점에서도 보수진영은 철저히 실패했다. 야권이 ‘대기업 때리기’와 ‘복지’ 관련 이슈를 선점하고 재벌개혁·국가대청소 같은 자극적인 선동 발언을 쏟아내는 사이 보수 후보들은 유권자의 관심을 살 만한 어떤 이슈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육아휴직 연장, 모병제 도입 등 실생활과 밀접한 공약들이 이미 발표됐지만 야권의 강력한 구호에 파묻혀 파급력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보수진영 내의 정책 싱크탱크가 사실상 가동을 멈춘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넉 달째 공석 상태이며 바른정당에는 아예 싱크탱크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후보들이 자잘한 공약들은 계속 내놓으면서도 정작 나라를 뒤흔들 만한 ‘이슈 파이팅’에는 실패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에도 표심이 보수진영이 아닌 야권의 안희정 충남지사 등에게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③사라진 보수 컨트롤타워=보수·우파 전체를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만한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다.

집권여당이 둘로 쪼개지고 제3지대 연대의 대안으로 여겨진 반 전 총장이 중도 포기하면서 이 같은 난맥상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휘자의 실종’ 아래 대선정국은 ‘야(野) 대 야’의 구도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보수진영은 날이 갈수록 혼란만 키우고 있다.

범보수진영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아직 출마 여부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며 바른정당의 유승민·남경필 후보는 단일화 여부를 놓고 연일 공방만 주고받는 형국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보수는 구심점이 없는 상태인데 야권 후보들은 진보는 물론 중도·보수까지 넓게 포진하면서 ‘대선 시장’ 자체를 야권이 독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④프레임 전쟁서도 실패=보수진영은 선거 전략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프레임 전쟁에서도 야권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야권은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정국 이후 ‘정권교체’라는 강력한 프레임으로 집권여당은 물론 보수진영 전체를 몰아붙이고 있다. 보수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반 전 총장은 이에 맞서 ‘정치교체’라는 화두를 들고 나왔으나 별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다.

나윤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