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엘 티엠포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검찰은 브라질 건설업체인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100만 달러(11억5천만 원)가 20014년 재선에 도전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의 대선캠프로 유입돼 선거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던진 것.
네스토르 움베르토 마르티네스 검찰총장은 오데브레시가 오토 불라 불라 전 자유당 상원의원에게 뇌물로 준 460만 달러(52억7천만 원) 중 100만 달러가 산토스 대통령의 대선캠프로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불라 전 상원의원은 지난달 뇌물수수와 부정축재 혐의로 붙잡혔다.
마르티네스 검찰총장은 “현재 불라 전 의원의 증언이 유일한 증거다. 불라 전 의원은 돈의 전달 시간과 장소, 방법 등을 증언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산토스 대통령의 대선캠프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산토스 대통령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2010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뒤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반세기 넘게 계속된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을 이끈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선관위에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다”면서 “오데브레시 스캔들과 관련한 모든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내무부도 성명을 내 “증거 없이 단순한 증언만으로 모호한 의심을 해 평판에 훼손을 가하는 의혹 제기는 터무니 없고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4년 대선에서 우파 야권 후보로 산토스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던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도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선관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
이웃 나라인 페루 검찰도 오데브레시로부터 고속도로 건설 수주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대통령의 구속을 추진 중이다.
앞서 미국 언론은 오데브레시와 브라질 석유화학 회사 브라스켐이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35억 달러(4조2천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검찰은 두 회사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10여개 국에서 약 100건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총 7억8천800만 달러(8천954억 원)의 뇌물을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후 중남미 국가들이 조사에 착수했으며 파나마와 페루, 에콰도르 등은 오데브레시의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등 제재를 잇달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