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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디가드’ 정선아, 멋있는 디바의 가치를 증명하다

정선아 배우의 무대는 답답한 마음을 뻥 뚫리게 해주는 특별한 마력이 있다. 남자 배우와 짝을 이뤄도 좋고, 여자 배우와 합을 맞춰도 멋있다. 대중과 평단의 신뢰감을 이만큼 갖고 있는 뮤지컬 배우가 더 있을까.


그래서 기자는 그를 ‘뮤지컬 계 김혜수’라고 부른다. 물론 뮤지컬 쪽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 한해서다. 뮤지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라면 그녀의 명성은 이미 들어봤을 것이기에.

정선아는 “뮤지컬계의 김혜수요? 아직 멀었지만 그런 언급 자체가 감사하죠”라며 활짝 웃었다.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김혜수씨는 남자가 봐도 멋있고, 여자가 봐도 멋있어요. 그냥 김혜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좋아요. 그렇게 멋있고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파워풀한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매너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배우 정선아가 출연중인 뮤지컬 ‘보디가드’는 90년대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보디가드’를 원작으로 한 작품.

LG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보디가드’는 20세기 팝의 여왕이라 불리는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15곡으로 엮어낸 주크박스 뮤지컬로, 스토커의 위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톱 가수 ‘레이첼 마론’과 그녀를 사랑하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정선아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아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명곡을 소화하고 있다. 레이첼 마론이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기 때문에 정선아는 전작 ‘위키드’ 보다 몇 배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무대를 누비고 있다.

“사실 체력적으로 상당히 어렵지만 회차가 늘어갈수록,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즐겁게 하고 있어요. 2시간 30분 정도 계속 무대 위에 나와 있어야 해서 체력관리에 주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하게 무대 위에서 디바 역할을 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정선아는 ‘올 앳 원스(All at once)’,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 ‘세이빙 올 마이 러브(Saving all my love)’ ,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 등에 이어 커튼콜까지 이어지는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썸바디(I wanna dance with somebody)’까지 유명 넘버를 완벽하게 소화해냄은 물론, 그 안에 스토리를 녹여낸다. 그렇기에 그녀는 “가사가 아닌 대사로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했다.


“휘트니 유스톤의 팝송이 너무도 유명하기 때문에 노래 자체로 다가갈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콘서트가 아닌 뮤지컬이잖아요. 비록 한국말로 부르는 건 아니지만 제가 부르는 한마디 한마디가 레이첼의 ‘사랑’과 ‘인생’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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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어린 시절 제가 흥얼거리면서 불렀던 노래로 부르지 않으려고 했어요. 혼신의 감정을 담아서 부르다 보니 감정이 벅차오를 때가 많아요. 특히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부를 땐 아직 미스지만 엄마가 되면 이런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주고 노래를 하겠구나란 걸 느끼고 있어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디바 레이첼 마론과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다른 듯 닮아있었다. 정선아는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한 이후 뮤지컬계의 비욘세라 불리며 <드림걸즈>, <지킬 앤 하이드>, <아이다>, <에비타> 등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발산, 독보적인 매력으로 ‘무대 위 디바’로 불려온 주인공이다.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그녀가 바라본 ‘진정한 디바’는 “무대 위에서는 완벽하게 관객들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음악적 갈증이나 감동의 갈증을 다 포함해서 관객들의 갈증을 제대로 채워주는 사람이 ‘무대 위 디바’가 이닐까요? 무대에서 내려와서는 꾸미지 않은 내 자신 그대로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대 아래에서까지 특별함을 내세우면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내 자신을 잃어갈 것 같아요. 무대 위 디바보다 촌스러울 수 있겠지만, 무대 밑에서는 인간적이고 나약한 제 자신도 사랑할 수 있는 정선아로 있고 싶어요.”

‘갈증’ 나는 세상에 찾아온 한편의 뮤지컬은 소소하면서도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엔도르핀 역할을 해준다. 그렇기에 한번 무대의 감동을 경험한 관객들은 쉽사리 극장행을 그만두지 못한다. 정선아는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적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객석을 볼 때마다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했다.

“음악적으로 갇혀서 노래 잘 부른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요. 1차원적으로는 내 노래가 어땠고 내 연기가 어땠나에 일희일비하는 게 아닌, 관객들이 마음을 열고 행복하게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벅차요. ‘보디가드’ 같은 경우 커튼 콜 때 나이와 상관 없이 모두 일어나서 신나게 춤추고 박수치시니까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해요. ”

매 순간 무대에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 정선아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전해지는 ‘감사의 마음’은 이랬다. “다 아름다워요. 세상이. 무대에서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해서 그런가 봐요.”

정선아 레이첼의 마음 속엔 ‘사랑의 기운’으로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있었다.“배우가 내 안의 행복이 없는데 관객분들에게 ‘저의 공연 보고 ’행복‘을 가져가세요.’ 이 은 모순이죠. 본인에게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 남에게 줄 수도 없어요. 내 안에 있는 걸 나눠줄 때 따뜻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디가드’란 작품이 저에게 주는 메시지이죠. 3월에는 더 사랑스러운 레이첼에 다가가 있을 것 같아요.(웃음)”

한편, 뮤지컬 ‘보디가드’는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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