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대우건설 잠재부실 정리...회계 불확실성 해소되나

해외 현장 잠재 손실 털어내

작년 영업이익 3년 만에 적자

"올 실적 개선 가능성 높지만

변수많은 해외사업 지켜봐야"

산은 돌발이슈 대비 재무진단



연내 매각을 앞두고 있는 대우건설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냈고 이에 따라 예년 두 배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을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주가도 8%가량 오르며 대우건설의 회계 불확실성 해소를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해외사업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한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재무진단에 착수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재무적 돌발이슈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연간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별도기준) 매출 10조9,857억원, 영업손실 5,03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은 국내와 해외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2015년보다 11.2% 증가해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으나 연간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661억원이었지만 4·4분기에는 7,691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측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수주산업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에 따라 엄격하고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플랜트 공사, 알제리 RDPP 복합화력발전소 등 해외공사현장의 잠재손실을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3~5년가량 진행되는 해외공사현장의 경우 예상되는 손실을 분기별로 나눠서 반영해왔지만 이번에는 4·4분기 실적에 공사기간 전체의 예상손실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수적인 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대우건설의 지난해 3·4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안진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원인이었던 해외 미청구 공사금액도 지난해 말 기준 5,414억원으로 2015년 말(9,045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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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의 부실 털어내기는 채권단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도 요인으로 해석된다. 대우건설 연내 매각 방침을 밝힌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이 불확실성을 철저하게 제거해 시장이 투명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재손실을 정리한 대우건설은 올해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 11조4,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흑자로 돌아섰던 2014년과 2015년의 두 배가량 되는 영업이익 목표치다. 대우건설은 안정적인 국내사업 매출 비중을 높이고 해외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개발형 투자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손실을 보수적으로 지난해 실적에 반영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올해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설 업계에서도 대우건설이 향후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돌발변수가 많은 해외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의 올해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는 설계변경, 공사기간 지연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잠재손실을 실적에 미리 반영했더라도 얼마든지 추가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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