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당뇨병 앓으면 골다공증 오기 쉬운데...뼈 건강 지키기 첫걸음은 '혈당 관리'

뼈에 유해물질 축적·칼슘은 유출

고혈당 장기화 땐 골밀도 나빠져

대퇴부 골절위험 크게 치솟아

'당뇨 전 단계' 부터 신경써야

아침 식전 혈당 70~130 유지

식사 후 과일·음료 섭취 줄이고

야외활동 늘려 햇빛 많이 쐬야

흡연도 악영향...금연은 필수





혈당이 높은 상태로 10년가량 지나면 다양한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작은 혈관들이 밀집된 눈의 망막, 콩팥은 물론 심장·뇌·다리 혈관 등이 좁아지거나 혈액의 흐름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심하면 시력을 잃거나 신장투석을 하게 되거나 심장·뇌혈관 질환 등을 앓게 된다. 당뇨병 환자(공복혈당 126㎎/㎗ 이상)는 당뇨병이 없는 비슷한 또래에 비해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이 올 확률이 2~3배 정도 증가한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10%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정상보다 혈당이 약간 높은 당뇨병 전 단계는 20% 정도로 늘어난다. 이 상태가 3년 정도 지나면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환자는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이 나빠져 약한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골다공증이 오기 쉽다. 이렇게 되면 손목·척추·엉덩관절(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 등의 골절이 흔히 나타난다. 이는 사회적 고립과 삶의 질 저하, 높은 사망률로 이어진다.

엉덩관절(고관절)과 넙다리뼈(대퇴골). 골다공증에 걸리면 넙다리뼈의 윗부분이 잘 부러진다.엉덩관절(고관절)과 넙다리뼈(대퇴골). 골다공증에 걸리면 넙다리뼈의 윗부분이 잘 부러진다.




◇50~64세 환자 대퇴부 골절위험 2.5배 이상 ↑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 파괴에 따른 인슐린 결핍으로 인한 제1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및 점진적인 인슐린 분비 결함으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국내의 경우 성인당뇨병으로 불리는 2형 당뇨병 환자가 많다. 이들의 골밀도는 정상인과 비슷하지만 엉덩관절을 이루는 넙다리뼈(대퇴골) 윗부분의 골절 위험은 1.7배 이상이다. 김세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팀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5만여명을 분석한 결과 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대조군에 비해 대퇴부 골절 위험이 남자는 1.84배, 여자는 1.73배 높았다. 특히 50~64세 당뇨병 환자는 그 위험이 남자 2.7배, 여자 2.54배까지 치솟았다. 반면 다른 뼈 부위의 골절 위험은 별 차이가 없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뼈 단백질에 유해물질이 쌓여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뼈의 질을 약화시키고 뼈세포(조골세포·파골세포)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몸에서 흡수해야 할 에너지원과 칼슘 등이 제대로 축적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도 요인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는 먹는 것에 제한이 따르고 노인의 경우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져 뼈가 약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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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 오래되면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경합병증, 뇌혈관 질환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로 인해 운동·감각 기능이 떨어져 잘 넘어지게 된다. 저혈당 쇼크로 실신해 쓰러지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신장 또는 신경에 합병증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최대 37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뇨 전 단계부터 과일 디저트도 줄여야=주로 사춘기나 유년기에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은 골밀도가 낮고 20~56세 환자의 20%에서 골다공증을 보인다. 대퇴부 골절도 6배 이상 증가한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뼈가 튼튼해지도록 하는 작용도 하는데 1형 당뇨병의 경우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가 거의 안 되기 때문에 뼈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당뇨병과 골다공증이 동반되면 음식 섭취는 물론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어려워져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당뇨병이 골다공증의 위험요인인 만큼 혈당을 잘 관리하는 것은 뼈 건강에도 필수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매일 아침 식전에 혈당을 측정해보고 수치가 70~130㎎/㎗ 사이에 들어오도록 관리하고 고혈압·고지혈증·비만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당뇨병 전 단계라면 운동·식이요법·체중조절에 적극 나서야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만성질환 환자이거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환자 자신이나 직계가족 중 골다공증과 골절 병력이 있거나 흡연·음주가 습관화됐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세화 교수는 “당뇨 전 단계부터 식사 후 과일, 탄산음료, 달착지근한 디저트의 섭취를 줄이고 야외활동을 늘려 햇빛을 통한 비타민D 합성→체내 칼슘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법적으로 비타민D 강화 우유를 권장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도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0갑년 이상 남성 흡연자 대퇴골 골밀도 낮아=흡연도 골다공증의 위험요소 중 하나다. 김상완 서울시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하루 한 갑씩 30년(30갑년) 이상 피운 50~64세 남성 흡연자는 같은 또래의 비흡연자에 비해 대퇴골의 골밀도가 낮을 위험이 1.65배였다. 대퇴부 골절이 일어나기 쉽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이 골다공증 바로 전 단계인 골감소증을 앓고 있는데 장기 흡연이 뼈 건강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장기 흡연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뼈 건강을 위해 금연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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