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 실업률이 갈수록 치솟는 가운데 15∼24세 실업률이 16년 만에 미국을 추월했다. 대부분 선진국의 청년실업률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선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프랑스·터키 등과 함께 3년 연속 청년층 실업률이 악화한 국가로 꼽혔다.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10.7%로 전년(10.5%)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0년 10.8%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07~2013년까지 한국의 15∼24세 실업률은 8∼9%를 맴돌며 한 자릿수였으나 2014년에는 9년 만에 다시 10%대(10.0%)로 올라섰다.
특히 한국의 청년층 실업률은 2013년부터 4년 연속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하면서 결국 지난해 미국을(10.4%) 앞질렀다. 우리나라 청년층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아진 것은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미국의 청년층 실업률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2010년 18.4%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미국 청년층 실업률은 2011년 17.3%, 2012년 16.2%, 2013년 15.5%, 2014년 13.4%, 2015년 11.6%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의 15∼24세 실업률 상승세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유독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3∼2015년까지 3년간 OECD 39개 회원국 중 청년층 실업률이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오스트리아, 스위스, 핀란드, 프랑스, 터키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은 글로벌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데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인 탓에 청년층 고용이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치적 불안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는 점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다른 국가의 청년실업률은 떨어지는데 일부 국가만 올라간다면 노동시장 경직성과 관련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기술 변화를 산업구조가 따라가지 못할 때도 청년실업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