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BC 방송은 10일(현지시간) 자국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 측의 스노든 인도 검토 정보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요원들이 작성한 러시아 정보기관 활동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심을 베푸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로 스노든 인도가 고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노든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NBC 보도에 대해 “마침내 내가 러시아 정보기관에 절대 협조하지 않았다는 반박할 수 없든 증거가 나왔다”며 “어떤 나라도 스파이를 거래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만약 러시아 정보당국이 자신을 미국에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한다면 이는 자신이 러시아 당국에 협조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비꼰 것이다.
스노든의 러시아 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도 “러시아는 스노든을 미국에 넘겨줄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언론 보도가 미국의 모략행위라고 비판했다.
NBC 보도와 관련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스노든은 러시아에 아주 합법적으로 살고 있고 법을 어기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그의 인도를 고려하지 않고 있고 그에 관한 얘기는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보기관이 우리를 여러 모략으로 (정치적) 게임에 끌어들이려 하지만 러시아는 사람이나 인권을 두고 거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했던 스노든은 남미행을 시도하는 도중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였다. 스노든은 같은 해 8월 1일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망명을 허가받은 뒤 2014년 8월 다시 3년간의 거주허가(비드 나 쥐텔스트보)를 취득해 현재 모스크바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러시아 이민 당국은 오는 8월로 시한이 끝나는 스노든에 대한 거주허가 기간을 2020년 8월까지 3년 더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