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헤다 가블러>, 2016년 <갈매기>로 연극배우로서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이혜영은 이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잃고 고립되어버린 한 여자의 절망적인 심경을 자신만의 에너지로 풀어낼 것이다.
13일 오전,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열린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이혜영은 “인간이 살면서 누구를 만나는 게 관건이라면, 배우로 살아온 저로서 ‘메디아’란 역할을 만난 게 일생 일대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아는 제 인생 전체, 즉 여자, 인간, 배우로서 모든 걸 돌아보게 해,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고대 그리스 비극의 정수 <메디아>를 오는 24일부터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새롭게 선보인다.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는 주인공 ‘메디아’가 행복하게 살던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버린 남편 이아손에 대한 ‘욕망’이 치열하게 교차되며 결국 파국을 맞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화 속 인물 메디아의 심리를 과감하게 그 현대성을 갖춘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한 편의 시 같은 의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대한민국 패션계의 거장 진태옥은 <메디아>에서 처음으로 연극 의상에 도전한다. 여기에 <겨울이야기>, <세일즈맨의 죽음>, <햄릿> 등 그간 여러 작품에서 협업해온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와 김창기 조명 디자이너가 가세해 현대적인 무대 미학을 구현한다.
영화 <더 킹>, 드라마 <가화만사성>으로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 <아버지와 아들>, <코펜하겐> 등으로 늘 연극무대를 든든하게 지켜온 배우 남명렬이 메디아의 조력자격인 ‘아이게우스’역을 맡았다. 최근 제 53회 동아연극상에서 각각 연기상과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박완규가 메디아를 추방하려는 비정한 왕 ‘크레온’으로 분하고,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대표 배우로 활약 중인 손상규는 참혹한 복수의 결과를 전하는 ‘사자’역을 맡아 긴 대사를 자유자재로 소화해낸다. 또 진정성 있는 연기로 이번 작품에 전격 발탁된 배우 하동준이 ‘이아손’을 맡았다.
한편, 연극 ‘메디아’는 2월 24일부터 4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