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사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와 신세계L&B 등이 ‘전문점 인큐베이터’로 부상하고 있다. 마트나 초대형 복합몰의 내부 콘텐츠로 출발한 자체 브랜드들이 점차 자생력을 갖춘 전문점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된 전문점들은 마트나 몰을 찾아오게 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마트 콘텐츠로 개발한 각종 전문점들이 인지도를 쌓으며 단독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마트의 통합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가 있다. 디지털 가전과 오디오, 드론 등 일반 소비자부터 매니아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상품을 망라한 일렉트로마트는 일명 ‘남성들의 놀이터’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렉트로마트는 1~3호점까지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 내에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열었으나 4호점인 판교점은 처음으로 신세계 계열사를 나와 단독 매장으로 독립했다. 지난해에는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하면서 리빙 용품을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숍 ‘메종티시아’와 화장품 편집숍 ‘슈가컵’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세계 최대 드럭스토어 ‘부츠’를 론칭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스타필드 하남이 유력한 1호점 오픈지로 거론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올리브영이나 롭스, GS왓슨스 등 국내 헬스앤뷰티(H&B)스토어와 경쟁하기 위해 단독 매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신세계 L&B가 만든 고급주류 전문점 ‘와인앤모어’와 신세계푸드에서 만든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도 유통사가 만든 전문점의 성공적인 사례다.
지난해 중순 서울 한남동에 1호점을 낸 와인앤모어는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며 반년만인 지난해 말 청담동에 2호점 열었다. 2014년 처음으로 문을 연 데블스도어는 월평균 4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으며 지난 7일에는 누적 방문객이 1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마트 관계자는 “단순히 ‘마트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인식되기 위해 스타 모델을 기용하거나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전문점 브랜드가 성공할 경우 고객들이 마트를 찾도록 하는 킬러콘텐츠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수익 모델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