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부진한 모바일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등판하는 ‘G6’가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승부처를 ‘음질’로 정하고 삼성·애플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또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과 새로운 형태의 대화면을 이들보다 먼저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13일 LG전자는 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되는 차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 G6’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쿼드 DAC이란 한 칩 셋 안에 4개 DAC가 포함돼 있다는 뜻으로, 이론적으로 자연의 소리와 가장 가까운 초고음질의 32비트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쿼드 DAC이 세계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작년 9월 출시한 ‘V20’이다. 이번 G6에 적용된 부품(ES9218P)은 기존(ES9218) 대비 입체감을 높이고 손실을 최소화한 게 특징으로, V20으로 얻은 ‘명품 폰사운드’ 타이틀을 강화해 계속 주도해나가려는 의도다. 신형 쿼드 DAC은 좌우 이어폰의 음향 신호를 따로따로 제어해 좌우 각각의 잡음을 효율적으로 줄이고, 소리의 균형을 세밀하게 조정해 청취자가 콘서트 현장에서 직접 음악을 듣는 듯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음성비서 ‘빅스비’가 최초로 탑재되는 ‘갤럭시S8’보다 빨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해 출시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앞서 LG전자는 ‘덜 인공적이고 더 똑똑한(less artificial. more intelligence), 차세대 스마트폰’이라는 티저이미지를 공개하며 AI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LG전자는 미국에서 최근 출시한 차세대 스마트워치 ‘LG워치’에도 이 솔루션을 탑재한 바 있다.
스마트폰 최초로 ‘18대9’ 비율의 5.7인치 쿼드HD(QHD) LCD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점도 눈에 띈다. 이 디스플레이는 1440X2880의 고해상도로, 1인치당 화소수(PPI)는 564개에 이른다. 이 비율은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용된 16대 9에 비해 세로 길이가 길어 동영상을 볼 때나 넓은 화면으로 사용자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인터치 기술(패널이 직접 터치 신호를 입력받는 기술)이 적용돼 터치용 커버 글라스가 필요 없어 그 만큼 더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화면을 둘러싼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한 베젤리스 디자인,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의 ‘LG페이’ 등도 적용된다.
G6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이번 제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스마트폰사업 흥망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한해에만 1조2,591억원의 손실을 봤다. 관련업계는 G6가 갤럭시S8보다 먼저 시장에 선보여진다는 점에서 초반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 제품 대비 약 한 달 이상 먼저 출시되고, 애플 판매량의 추세도 약화되는 시기여서 사실상 G6가 한 달 이상 독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초기 반응은 해외 통신사의 주문 물량을 결정하는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출시 초기 국내에서 호응을 얻으면면, 전 세계에서도 전략 스마트폰으로써 600만대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갤럭시S8 출시 지연·애플 판매량 하락 등은 긍정적”이라며 “이번 시장 반응이 좋으면 LG전자의 MC사업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